YG엔터가 기관 수요 예측에서 나타난 흥행세를 등에 엎고 일반 청약을 앞둔 가운데 제2의 골프존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관의 높은 수요 예측 상황, 공모가 상단을 초과한 최종 공모가에 이어 증권사의 저평가 진단 등 올해 5월 상장된 골프존 상황과 매우 닮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에스엠 등 이미 상장된 엔터테인먼트 관련주가 있어 적정한 밸류에이션(가치대비 평가) 산정이 가능했던 만큼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YG엔터의 최종 공모가 3만4000원은 희망 공모가 상단 대비 18% 웃돌았다. 골프존의 최종 공모가 8만5000원도 희망 공모가 상단(7만9000원) 대비 7.5% 높은 가격에 산정된 바 있다.

공교롭게도 이 두 회사 모두 희망 공모가 밴드는 수요 예측 당시 기존 가격과 비교해 낮아진 상태였다. 금융감독당국은 골프존에 대해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측정에 활용된 동종업체들의 유사성을 문제로 제기한 바 있고, 최근 YG엔터의 경우에는 아티스트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매출 비중 조정 등 정정 신고를 요구 받았었다.

이후 결정된 최종공모가에 대한 저평가 진단도 유사하다.

골프존의 최종 공모가에 대해 당시 증시 전문가들은 향후 주가 상승 여력과 비교해 낮은 가격에 산정됐다며 호평한 바 있다. 신영증권의 경우에는 41.2%, 우리투자증권은 34%의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했었다.

이번 YG엔터의 최종 공모가에 대해서도 증권사들은 호평 일색이다. 2012년 실적 추정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에스엠의 절반에 불과해 상승 여력이 높다는 설명이다.

높은 기관의 관심도 닮았다. YG엔터가 292.9대 1로 최종 집계됐고, 골프존은 112.5대 1을 기록했다.

기관의 열렬한 러브콜에 이어 일반청약에서 YG엔터의 흥행도 기대된다. YG엔터의 공모 규모가 423억8200만원으로 골프존이 조달했던 1700억원에 비해 비교가 되지 않으나 몸집이 컸던 골프존이 일반 청약 경쟁률이 209.64대 1로 기관 수요 예측때 보다 더 높아진 점을 감안하면 YG엔터의 흥행몰이는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아울러 이 두 회사는 리스크 요인도 비슷하다. 골프존의 경우 공모자금의 활용처를 해외 시장 개척과 신규 사업 확대라고 밝힌 바 있는데, 상장 이후 해외 사업 부문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신영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골프존의 3분기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11.6% 하회했다"면서 "일본 등으로의 제품 수출이 부진한 것이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YG엔터의 경우에도 한류와 K-POP 열풍을 등에 업고 해외 공연 수입 확대 등 기대가 큰 상황이다. 공모 자금의 일부는 미국, 일본, 중국 뮤지션 아카데미 설립과 해외 법인 인력 확충 등을 위해 사용된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YG엔터가 골프존가 같은 주가 흐름을 보이진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골프존은 상장 당시 비교기업과의 밸류에이션 적정성에 대한 논란이 있었으나 YG엔터의 경우에는 에스엠이 탄탄히 자리를 잡고 있는 상황에서 상장을 추진해 오히려 엔터주의 높아진 위상을 대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YG엔터는 골프존과 다른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일부에선 여전히 엔터주를 테마로 보는 경우도 있으나 현재 산업적인 트렌드에서 엔터주에 대한 매력은 여전히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골프존은 오후 2시9분 현재 전날 대비 2.04% 오른 6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6거래일째 강세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