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헤지펀드 언제 나와요?" 증권사 PB(프라이빗뱅커)들이 요즘 거액 자산가들에게 자주 듣는 질문이다. "나오면 알려주세요. 꼭 가입할 테니까. " 이런 다짐 뒤엔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가 뒤따른다. "절대수익추구형이니까 원금은 보전되는 거죠?"

정부가 '한국형 헤지펀드'를 허용,연내에 1호가 등장하면 일반투자자(5억원 이상)들은 해외 헤지펀드를 묶어서 만든 재간접 헤지펀드 외에 국내 운용사가 만든 헤지펀드를 골라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된다.

헤지펀드를 팔아야 할 증권사들이 느끼는 가장 큰 애로는 고객들에게 '헤지펀드를 어떻게 설명하느냐'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법규상으로 모집인 49인 이하로 정해져 있는 사모펀드의 일종이고,개념적으로는 절대수익 추구형"이라고 해석한다. 정진균 삼성증권 AI(대체투자)팀장은 "주식뿐 아니라 석유,채권,각국 통화 등 모든 투자 대상에 대해 구사할 수 있는 모든 전략을 동원하는 펀드라는 게 일반적인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 PB들은 헤지펀드에 대한 명쾌한 정의가 없는 데다 '절대수익 추구형'이라는 표현 때문에 투자자들이 헤지펀드를 원금보전 상품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삼성증권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투자 원금을 모두 까먹었거나 사기 등으로 사라진 헤지펀드가 전체의 0.4% 정도라고 한다. 헤지펀드에 투자해 원금 전체를 날릴 위험도 얼마든지 있다는 얘기다.

헤지펀드 본고장인 미국에선 헤지펀드의 평균 수명을 미식축구 러닝백 선수의 수명과 비교하는데 통상 4년 정도로 본다고 한다. 해마다 1000개의 새로운 펀드가 나타나고,또 그만큼의 숫자가 퇴출당한다. 한국형 헤지펀드가 도입되면 증권사 등 판매사들이 장점 못지 않게 위험성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