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을 10일 치른 수험생들은 이제 대학별 전형을 꼼꼼히 살펴 자신에게 맞는 지원 전략을 짤 시기다. 정시모집 인원이 줄어든데다 수시 미등록 충원도 실시되기 때문에 전략에 따라 당락이 좌우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수능 가채점 결과와 학생생활기록부 성적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대학별 논술과 적성 시험 유형도 다시 한 번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 입시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상당수 대학들이 수능 이후에도 수시 모집을 진행하기 때문에 수시에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대학별 전형 분석이 관건

수능 성적이 기대 이상으로 잘 나왔다면 수시보다는 정시에 무게 중심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대학별,모집단위별로 수능 · 학생부 · 면접 등 전형요소 반영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원하는 대학과 모집계열의 전형 특징을 자세히 검토해야 한다.

서울대는 정시 1단계에서 수능 성적만으로 모집 정원의 2배수를 뽑고 2단계에서 학생부 교과 성적 30%,비교과 성적 10%,논술고사 30%,수능 30%를 반영한다. 학생부와 논술이 당락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정시 정원의 70%를 수능 성적으로만 우선 선발한 뒤 나머지 30%를 선발할 때 학생부를 50% 반영한다. 학생부의 영향력이 작년보다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평소보다 수능이 잘 나온 수험생들은 수능 성적만으로 모집 인원의 일부를 먼저 뽑는 '수능 우선 선발제도'에 도전해 볼 만하다. 경희대,고려대,서강대,서울시립대,연세대,이화여대,한양대는 정시 정원의 70%를 수능만으로 선발한다. 성균관대,숙명여대,중앙대,한국외국어대 등은 50%를 수능으로 선발한다.


◆수능 성적 낮다면 수시 적극 활용

수능 가채점 결과가 평소보다 낮다면 남은 수시 일정에 도전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가톨릭대,건국대,이화여대 등 100여개 대학들이 수능일 이후 수시 모집을 진행한다.

메가스터디는 "수시 전형은 정시에 비해 학생부,대학별고사,수능 우선선발 등 다양한 기준으로 신입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자신의 비교 우위를 잘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수시에 합격하면 정시 지원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2~3개 대학에 소신껏 지원하는 것이 좋다.

◆논술 · 적성 등 비중 커져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수능이 쉽게 출제됐기 때문에 논술이나 적성 등 대학별로 다른 전형 요소들이 당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지원 대학의 기출 시험과 모의 시험 문제들을 분석해서 출제 경향을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논술은 정시와 수시 전형에 모두 활용되기 때문에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하다.

예컨대 인문계는 국어와 사회 분야에서 주로 나오긴 하지만 고려대,서강대,한양대 등 일부 대학은 수학이나 과학에 관한 문제를 지속적으로 출제해 왔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자연계에서는 수리 · 과학적 사고력 측정 문제가 대세지만 경희대,고려대,서울시립대 등 시험 시간을 줄인 학교들이 있어 전년 대비 변동사항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여러 대학들이 교과서의 지문을 논술 제시문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교과서를 보면서 논술에 출제될 만한 쟁점을 정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