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의 아내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의사 백모(31)씨가 항소심 재판에서도 무죄를 주장했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서울고법 형사6부(이태종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백씨 측 변호인은 "1심 재판부는 부인이 목 내부 출혈로 사망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만을 근거로 혐의를 인정해 중형을 선고했다"며 "사망 시각에 대한 증거도 없고 범행 동기도 추측일 뿐"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사망 시각과 장소 등이 명확하지 않고 범행 동기 또한 추측에 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검찰은 "모두 1심 재판 과정에서 다퉜던 부분으로 부검 결과와 증거 등을 통해 입증됐다"면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해 달라"고 맞섰다.

재판부는 "양측은 백씨의 게임 중독성과 폭력성에 대해 어떻게 입증할 지를 고민하길 바란다"면서 "백씨가 의사이기 때문에 심리검사나 정신감정 등이 아닌 다른 방법을 통해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음 재판에서 추가적으로 제출할 자료나 심리할 내용이 없을 경우 재판을 종결시키기로 했다.

앞서 백씨는 지난 1월 서울 마포구 도화동 자신의 집에서 만삭인 아내 박씨와 다투다가 박씨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손으로 목을 조를 경우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백씨가 아내를 사망케 하고 자신의 아이까지 죽음에 이르게 했다"며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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