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량등급 회사채 거들떠도 안 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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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35조 내년 상반기 만기 집중…해운·건설·조선 등 리스크 높아 '비상'
내년 상반기에만 35조원이 넘는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면서 기업들이 이를 원활하게 차환발행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중 3분의 1에 달하는 11조4000억원은 신용등급이 A 이하인 회사가 발행한 것이어서 제대로 차환발행될지가 불투명하다. 증권업계에서는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가 많은 데다 국내외 금융 환경도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이들 기업이 원활하게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 장담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회사채 만기 왜 몰리나
내년 상반기 대규모 회사채 만기가 집중되는 것은 국내 채권시장의 단일화된 만기구조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은 2009년 상반기 앞다퉈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저금리 정책기조로 회사채 발행 여건이 양호해진 가운데 금융시장 불안으로 자금을 미리 확보하고 보자는 욕구가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9년 상반기 회사채 발행액은 49조2067억원에 달했다. 2008년 상반기보다 79.7% 급증한 수치다.
국내 채권시장은 3년 만기 회사채가 주를 이룬다. 때문에 2009년 상반기에 발행됐던 대부분의 회사채 만기가 내년 상반기에 한꺼번에 몰리게 되는 것이다.
◆20대 그룹 만기 19조원
내년 상반기 국내 20대 그룹의 회사채(여신전문금융회사채 포함) 만기 규모는 18조9450억원에 달한다. 현대자동차그룹 물량이 가장 많다. 내년 상반기 3조979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현대차 계열사는 대부분 우량한 신용등급을 갖고 있는 데다 실적 전망도 양호해 기관투자가들이 선호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계열사들은 최근 차환물량에 설비투자 수요가 겹치면서 적극적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SK그룹도 1조9200억원의 만기가 돌아오는 것을 비롯해 삼성 1조7500억원,롯데 1조2750억원,KT 1조750억원 등이다. 삼성은 올 상반기에 비해 내년 상반기 회사채 만기 물량이 161.19% 늘어난다.
핵심 계열사가 건설 · 조선 · 해운업을 영위하는 그룹의 만기 물량도 만만치 않다. 한진은 1조1900억원,두산과 금호아시아나는 각각 8750억원,816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내년 상반기에 집중돼 있다. 최근 자금난 우려가 불거졌던 STX는 82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고,실적 악화에 국제 신용등급이 떨어진 LG도 1조25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몰려 있다. LG의 내년 상반기 회사채 만기 물량은 올 상반기의 세 배에 달한다.
◆리스크 높은 회사채 소화 불투명
시장 관계자들은 내년에도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해 미리 자금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조달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채 공급이 많아지다 보면 기업의 조달비용은 높아지게 된다. 특히 건설 · 해운 · 조선 등 업황 부진으로 리스크가 커진 업종의 기업들은 고금리를 감수하고 회사채 발행에 나서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월 초 이후 회사채 발행시장은 이미 신용등급과 업종별로 확연하게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BBB급 발행 규모는 올 3분기 5350억원에 머물며 2년 반 새 최저 수준으로 주저앉았고 A급 이상 업체 중에도 건설 · 해운 · 조선업체들은 만기를 1~2년으로 짧게 하거나 높은 가산금리를 줘야 발행이 가능한 상황이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수급 상황과 함께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가장 큰 문제"라며 "회사채 시장에서 소외된 A급 하단이나 BBB급에 위치한 기업은 차선책으로 전환사채(CB) 등 주식연계채권을 발행하거나 은행대출을 활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회사채 만기 왜 몰리나
내년 상반기 대규모 회사채 만기가 집중되는 것은 국내 채권시장의 단일화된 만기구조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은 2009년 상반기 앞다퉈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저금리 정책기조로 회사채 발행 여건이 양호해진 가운데 금융시장 불안으로 자금을 미리 확보하고 보자는 욕구가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9년 상반기 회사채 발행액은 49조2067억원에 달했다. 2008년 상반기보다 79.7% 급증한 수치다.
국내 채권시장은 3년 만기 회사채가 주를 이룬다. 때문에 2009년 상반기에 발행됐던 대부분의 회사채 만기가 내년 상반기에 한꺼번에 몰리게 되는 것이다.
◆20대 그룹 만기 19조원
내년 상반기 국내 20대 그룹의 회사채(여신전문금융회사채 포함) 만기 규모는 18조9450억원에 달한다. 현대자동차그룹 물량이 가장 많다. 내년 상반기 3조979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현대차 계열사는 대부분 우량한 신용등급을 갖고 있는 데다 실적 전망도 양호해 기관투자가들이 선호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계열사들은 최근 차환물량에 설비투자 수요가 겹치면서 적극적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SK그룹도 1조9200억원의 만기가 돌아오는 것을 비롯해 삼성 1조7500억원,롯데 1조2750억원,KT 1조750억원 등이다. 삼성은 올 상반기에 비해 내년 상반기 회사채 만기 물량이 161.19% 늘어난다.
핵심 계열사가 건설 · 조선 · 해운업을 영위하는 그룹의 만기 물량도 만만치 않다. 한진은 1조1900억원,두산과 금호아시아나는 각각 8750억원,816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내년 상반기에 집중돼 있다. 최근 자금난 우려가 불거졌던 STX는 82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고,실적 악화에 국제 신용등급이 떨어진 LG도 1조25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몰려 있다. LG의 내년 상반기 회사채 만기 물량은 올 상반기의 세 배에 달한다.
◆리스크 높은 회사채 소화 불투명
시장 관계자들은 내년에도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해 미리 자금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조달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채 공급이 많아지다 보면 기업의 조달비용은 높아지게 된다. 특히 건설 · 해운 · 조선 등 업황 부진으로 리스크가 커진 업종의 기업들은 고금리를 감수하고 회사채 발행에 나서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월 초 이후 회사채 발행시장은 이미 신용등급과 업종별로 확연하게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BBB급 발행 규모는 올 3분기 5350억원에 머물며 2년 반 새 최저 수준으로 주저앉았고 A급 이상 업체 중에도 건설 · 해운 · 조선업체들은 만기를 1~2년으로 짧게 하거나 높은 가산금리를 줘야 발행이 가능한 상황이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수급 상황과 함께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가장 큰 문제"라며 "회사채 시장에서 소외된 A급 하단이나 BBB급에 위치한 기업은 차선책으로 전환사채(CB) 등 주식연계채권을 발행하거나 은행대출을 활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