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업체들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단기 시황이 바닥권에 근접한 만큼 반등 개연성이 커졌다는 분석 때문이다. 다만 여전히 공급 과잉 우려가 남아있어 투자 주기는 분기 단위로 짧게 가져가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7일 오전 10시47분 현재 태양광 대장주인 OCI는 전날보다 6.19% 오른 23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넥솔론(4.31%), 웅진에너지(3.26%), 오성엘에스티(8.64%), 신성솔라에너지(4.58%) 등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연초대비 폴리실리콘, 웨이퍼, 셀 가격은 약 50% 떨어졌고, 모듈은 약 30% 빠졌다. 5000톤 미만의 폴리실리콘 업체들은 스팟가격이 1Kg당 35달러를 하회하면서 가동 중단에 나서는 업체가 증가하고 있다. 수직계열화가 되지 않은 대부분의 웨이퍼, 셀, 모듈업체들도 30~50%의 가동률을 나타내는 실정이다.

하지만 현재 가격 수준에서 추가적인 제품 가격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한병화 현대증권 연구원은 "태양광 제품들의 현재 가격수준은 최상위의 업체들을 제외하고는 생산증가는 곧 손실증가로 이어지는 구간으로 진입한 상태"라면서 "추가적인 제품가격의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가격 인하 경쟁으로 중국 폴리실리콘 업체들의 가동 중단이 잇따르고 있어 선두 업체인 OCI에겐 수혜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전체 생산량의 50%를 차지하는 업체(전체 업체수 대비 약 90%)가 정상 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박기용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비용, 저생산성의 소규모 업체들의 구조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 중국 모듈생산 업체들은 폴리실리콘의 해외 수입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 보조금이 2012년에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연말까지 태양광 발전 수요 증가를 기대하게 하는 요소다. 독일은 2012년초부터 태양광 보조금의 약 15%를 축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등도 보조금을 축소할 예정이다.

한 연구원은 "보조금 축소 전까지 설치하려는 수요가 연말까지 증가할 것"이라면서 "실제로 지난 주말 독일 Q-Cell은 개발업체와 유럽최대인 91MW(메가와트) 단지 개발을 계약하는 등 연말 수요 증가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여전히 2012년 태양광 시황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한 연구원은 "단기시황이 바닥권에 근접했음에도 2012년 시황을 낙관적으로 볼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공급과잉 때문"이라며 "현재 폴리실리콘부터 모듈까지 모든 밸류체인이 약 50~100%의 공급 과잉 상태인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중장기적인 업황 호전은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태양광 관련 주식들에 대한 투자시 공급 업체들의 구조조정 움직임을 가장 중요한 투자지표로 삼고, 시황이 안정권에 진입하기 전까지는 1분기 정도로 투자기간을 짧게 가져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