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일러에 세살배기 태우고…600여명 '빗속 라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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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4대강 자전거길 대행진'
6세 꼬마, 네발자전거 완주…70대 할아버지도 8명이나
'자전거 마니아' 유인촌 특보 "雨中 라이딩이 더욱 낭만적"
6세 꼬마, 네발자전거 완주…70대 할아버지도 8명이나
'자전거 마니아' 유인촌 특보 "雨中 라이딩이 더욱 낭만적"
'4대강 자전거길 대행진'이 펼쳐진 6일 경기도 양평군 남한강 자전거길.세찬 빗줄기도 자전거를 타고 자연을 만끽하려는 라이더들의 열정을 막지는 못했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모인 자전거 대행진 참가 행렬은 남한강변을 알록달록 물들이며 장관을 연출했다.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하고 행정안전부,한국수자원공사,한국정책금융공사 등이 후원한 이날 행사는 4대강 주변을 따라 펼쳐지는 '702㎞,국토종주 자전거길 시대'의 개막을 기념해 마련한 범국민 자전거 축제.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한국산악자전거협회 회원을 비롯 가족이나 직장 단위 동호회원 600여명이 참가해 흥겨운 한마당을 펼쳤다.
이날 행사에는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해 뜨거운 '자전거 열풍'을 반영했다. 최고령 참가자 김병태 씨(75)를 비롯해 70대도 8명이나 됐다.
정규재 한국경제 이사의 개회선언에 이어 유인촌 대통령실 문화특별보좌관,이경옥 행안부 차관보의 축사가 진행됐다. 유 특보는 "빗속에서도 이렇게 참가한 여러분이 진정 자전거를 사랑하는 마니아"라며 "우중투어가 더욱 낭만적이고 새로운 맛을 느끼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진 코스는 중앙선 양수역에서 팔당역까지 왕복 19.8㎞ 구간.중앙선이 복선화되면서 쓸모없어진 철로와 철교를 활용해 만든 이색적인 루트다.
중간중간 마련된 벤치와 휴게소 등에서 간식을 먹으며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레이스 후반에는 비가 잦아들면서 남한강에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장관을 이뤘다.
참가자 모두 질서정연하게 완주했다. 네발자전거를 타고 온 김준영 군(6)도 끝까지 달려 박수를 받았다. 참가자들은 탁트인 남한강을 배경으로 펼쳐진 아름다운 풍경에 찬사를 보냈다. 친구 사이인 김인회 씨(66)와 신기철 씨(66)는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를 지날 때가 가장 좋았다"며 "맑은 날에 다시 와서 달리면 더욱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남가좌동에서 온 이석재 씨(50)는 "지금까지 달려본 자전거길 중 최고다. 한강과 비교해도 훨씬 더 좋다. 중간중간에 휴식시설이 잘돼 있어 여행처럼 즐기기에도 손색이 없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분당 대진고 자전거 동호회원인 김동현 씨(54)도 "강을 따라 달리는 경치가 너무나 좋았다"고 했다.
가족 참가자의 만족감도 높았다. 과천에서 온 나혜찬(60) · 손현선(34) 씨 모녀는 "함께 땀흘리며 자전거를 타니 모녀 간의 정도 돈독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진영(10) · 김준영(6) 군 형제는 "비가 와서 조금 무섭기도 했지만,재미있고 시원했다. 엄마 아빠와 중간에 내려 맛있는 음식도 먹고,마치 소풍 온 느낌이었다"며 즐거워했다. 용인에서 온 황호연(53) · 이미경(49) 씨 부부는 "마라톤동호회는 같이하고 있는데,자전거대회 참가는 처음"이라며 "경치도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이번 코스에 대한 평가도 다양했다. 윤영민 씨(38)는 "노면 정비가 잘돼 있어 빗속에서도 라이딩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면서 "다만 자동차와 만나는 구간에 전용 신호등이 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10명이 참가한 서울 성북구 자전거연합회의 이해진 사무장(55)은 "지하철과 연계가 더 잘 이뤄지고,평일에도 접는 자전거를 지하철에 싣는 게 허용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를 마친 후 추첨을 통해 삼성전자 LCD(액정표시장치) TV 5대와 기능성 팔토시 등 푸짐한 경품이 제공돼 참가자들의 즐거움을 더했다. LCD TV에 당첨된 양재복 씨(43 · 서울 오류동)는 "경품은 생각지도 못하고 왔는데 자전거도 즐기고 경품까지 타니 참가하길 참 잘한 것 같다"며 "좋은 기회를 준 주최 측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양평=양준영/공태윤/김선주/정소람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