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희 행장의 실험…길거리 점포 '주목'
기업은행이 조준희 행장(사진) 취임 이후 건물에 입점해 있는 유인점포는 통폐합하는 대신 길거리 무인점포는 확대하는 전략을 세웠다.

길거리 점포는 전국 주요 도로 주변 공중전화부스를 리모델링해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설치해 만든 것이다. 전국 7만여개 공중전화부스를 운영하는 KT링커스는 지난 7월 기업은행과 독점 제휴를 맺었다.

◆ATM 1만8000개 활용,국내 1위

조준희 행장의 실험…길거리 점포 '주목'
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6일 "길거리 점포로 개조할 전국 800여개 공중전화부스 지역을 이미 선정했다"며 "내년 중 1000곳 이상 길거리 점포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이미 서울역,광명역에 이어 서울 남부터미널,무역전시관 등에 잇따라 길거리 점포를 개설했다. 7일과 8일 안양과 서울 압구정동에도 선보일 예정이다.

은행 관계자는 "공중전화부스가 위치한 곳은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이라며 "미니 점포로 활용할 경우 고객 접근성이 좋아 개인고객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지난 7월엔 우체국과 제휴를 맺고 전국 우체국에 설치된 5300여개 ATM을 기업은행 ATM처럼 쓸 수 있게 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 내 ATM 3200여개와도 제휴를 맺었다. 이들 ATM을 이용하면 기업은행 입출금 및 계좌이체,잔액조회 때 발생하는 수수료를 모두 면제해주고 있다.

기업은행이 5000여개의 공중전화부스를 모두 자체 ATM으로 활용한다면 기업은행 고객은 전국 1만8000개 ATM을 기업은행 ATM처럼 거래할 수 있게 된다.

◆비효율 유인점포는 구조조정

기업은행은 대신 그동안 추진해온 점포 확대 전략을 전면 재검토해 비효율적인 점포를 패쇄하거나 통합하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윤용로 전 행장 때 확대해놓은 점포를 올해에만 13개 통폐합해 현재 점포 수는 631개로 줄었다. 은행 측은 효율적인 점포 운영을 위해 폐쇄,이전 등으로 점포를 재배치하고 있다며 기업은행이 점포를 줄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2008년부터 추진해온 '카페식' 신개념 점포인 IBK월드도 현재 은평뉴타운,문정훼미리타운,부산퀸텀 지점 등이 일반 점포로 모두 전환됐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