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선 안철수연구소 대표 "창의성 공유 문화가 美를 SW강국 만들어"
"소프트웨어 인력을 더 뽑고 관련 학과에 다니는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일은 지엽적인 일에 지나지 않습니다. 진정으로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소프트웨어를 중요한 것으로 인식할 때 산업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

김홍선 안철수연구소 대표(52 · 사진)는 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1990년대에도 똑같이 나왔고 이와 관련한 정책도 계속 추진돼 왔다"며 "하지만 여전히 똑같은 지적이 나온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단 한번도 소프트웨어를 중요하게 생각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IT 제품의 철학은 소프트웨어에서 나온다"며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이 다른 것은 하드웨어의 차이보다 서로 다른 철학을 갖고 있는 애플과 구글이란 기업이 각각 만든 소프트웨어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구현하려면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움직이는 소프트웨어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뒤늦게 깨달은 기업들이 개발자만 찾는 풍토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간결하게 프로그램을 짤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소프트웨어를 디자인하고 기획할 수 있는 능력도 필수"라며 "이런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연구소는 이 같은 취지의 연장선상에서 지난달 25일 개발자 콘퍼런스 '안랩 코어 2011'을 열었다. 국내 소프트웨어업계에서 맏형 격인 안철수연구소가 처음으로 연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콘퍼런스다. 김 대표는 "2년 전부터 행사를 계획했다"며 "소프트웨어는 다른 분야보다 개발자들 간의 창의성을 함께 나눌 수 있는 협업 문화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안철수연구소가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풀었다.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기획하는 것부터 개발하고 검수하는 일련의 모든 제작 과정을 공개해 다른 업체들의 호응을 얻었다.

김 대표는 "미국이 소프트웨어 강국으로 도약한 것은 개발자들이 모여 노하우를 공유하는 문화도 크게 작용했다"며 "안랩 코어를 계속 키워 구글의 'I/O'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빌드' 같은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콘퍼런스로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올 들어 대규모 해킹이 잇따라 일어나면서 보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일시적인 관심에 그치지 말고 지속적으로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연구소는 최근 하반기 공개채용을 시작했다. 이번에 뽑는 인원은 50여명으로 전년 대비 3배가량 늘어난 숫자다. 김 대표는 "망분리 솔루션,좀비 PC 대응 솔루션 등 다양한 신제품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다"며 "성장을 위해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매년 25~30% 수준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