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여야가 2차 구제금융안 비준을 위한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물밑 접촉을 시작했다.

5일(현지시간) 새벽 의회에서 재신임을 얻은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는 이날 오전 카를로스 파풀리아스 대통령을 예방, “더 폭넓은 협력 정부를 창출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할 것이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대통령에게 말했다.

그는 “선거로 가선 안 되는 현 시기에는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 선거는 국가 경제를 파괴할 것”이라며 연정 구성을 위한 대통령의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연정 구성을 위한 절차들을 단기간에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1야당인 신민당 안토니오 사마라스 당수는 6일 낮 대통령을 면담할 예정이다. 집권 사회당이 연정 가능성을 우선 타진하는 상대는 신민당. 그러나 신민당은 총리 퇴진, 조기 총선 요구를 고수하면서도 “우리 제안은 여전히 협상 테이블에 있다”며 협상 여지는 열어놨다.

사마라스 당수는 이날 “우리는 안정을 되찾고 총선으로 가는 과도정부를 요청했다. 과도정부 내 어떤 자리도 추구하지 않았다. 단지 총리의 사임을 요구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총리가 처음엔 우리 제안을 ’매우 긍정적‘이라고 했다가 나중에 ’재난적‘이라고 거부했다”며 신민당이 길을 열려고 하는데 파판드레우-베니젤로스 정부가 새장애물로 그 길을 막고 있다고 책임을 여당에 돌렸다.

특히 사마라스는 총리가 4개월 생명의 연정을 말했지만 이 연정은 몇 개월짜리가 아니라 그의 4년 임기를 채우는 것이라고 의심했다. 그러나 그는 “우리 제안은 여전히 협상 테이블에 있다. 그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기를 바란다”며 협상의 여지는 남겼다.

사마라스는 또 “우리의 뜻은 이미 국내외에 알렸다. (지난달 합의된) 국채 손실률(헤어컷) 결정, 재정 긴축 목표들, 구조적 개혁 등을 수용한다”며 2차 구제금융안지지 입장을 확인했다.

양당이 구제금융안 지지 입장은 확인한 셈이다. 파판드레우 총리가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한 만큼 총리 퇴진도 타협 가능하다. 총선 시기가 최대 쟁점인 셈이다.
 
사회당과 신민당이 총리 퇴진과 조기 총선 포기를 놓고 빅딜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다른 야당인 공산당(KKE), 좌파연합(시리자.SYRIZA), 극우정당 라오스(LAOS) 등은 구제금융안 지지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조기 총선 요구를 고수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