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시에나' 상륙…미니밴시장 달군다
국내 미니밴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국산차로는 기아자동차의 9인승 카니발이 유일했던 미니밴 시장에 수입차가 가세하고 나섰다.

한국도요타는 1일 오전 평택국제자동차부두에서 7인승 미니밴 '시에나'의 입항식을 가졌다. 미국 인디애나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으로 오는 8일부터 본격 판매한다. 한국도요타가 미국에서 들여오는 첫 번째 차종이기도 하다.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도요타 사장은 "현재 국내 미니밴 시장이 크지 않지만 레저 문화가 확산되고 소비자의 요구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판단 아래 럭셔리 미니밴을 선택했다"며 "우선 월 50대,연간 600대가 판매 목표"라고 말했다.

1997년 출시된 '시에나'는 미국에서 혼다 '오딧세이',크라이슬러 '닷지 그랜드캐러밴'과 함께 3대 인기 미니밴 중 하나다.

이번에 국내에 들어오는 모델은 지난해 미국에서 출시된 3세대로 북미 시장을 제외하고 한국에 최초로 선보이게 된다. 고속도로 전용차로 이용을 위해 9인승으로 설계된 국산 미니밴과 비교하면 '시에나'는 7인승으로 실내 공간이 넓은 것이 특징이다. 버튼을 누르면 뒷좌석이 완전히 접혀 바닥처럼 변신하는 '3열 파워 폴딩 시트'를 장착했고,뒷좌석 탈부착이 가능해 트렁크를 넓게 쓸 수 있다.

한국도요타 관계자는 "고급세단에 적용되는 오토만 시트가 최초로 도입돼 비행기의 퍼스트 클래스와 같은 승차감을 느낄 수 있다"며 "연예인이나 기관의 의전 차량,고급 레저용 등으로 다양하게 쓰일 수 있어 럭셔리 미니밴의 틈새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하반기에는 시에나의 경쟁차종인 혼다 '오딧세이'도 가세해 고급 미니밴 경쟁에 한층 불이 붙을 전망이다.

현재 국내에 수입되는 고급 미니밴은 크라이슬러가 지난 6월 출시한 '뉴 그랜드보이저'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5790만원대의 높은 가격과 낮은 연비로 판매량은 월평균 5대에 그치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시에나'의 가격이 국내 미니밴 시장의 확산 여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나카바야시 사장은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부품가격 등에서 4% 정도 가격 인하 효과가 예상되지만 환율을 고려해 막바지까지 가격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도요타는 '시에나'의 가격을 8일 공개할 예정이며,업계에서는 4500만~5000만원 선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차업계는 엔고현상이 지속되고 한 · 미 FTA를 앞둔 상황에서 미국에서 생산하는 미니밴 수입을 추진 중이다.

조항삼 혼다코리아 부장은 "환율 영향을 최소화하고 수입선을 다변화하기 위해 미국 앨라배마공장에서 생산되는 차종 수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일본업체가 경쟁력 있는 가격을 내놓을 경우 잠재수요가 살아나 국내 미니밴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