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유튜브에 비디오 채널 100개를 개국하면서 기존 방송 업체들이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온라인 채널들이 전문 콘텐츠업자와 결합해 새로운 방송 생태계를 창출해낸다면 기존 방송사들은 서서히 도태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방송 산업을 뒤흔들어 놓을 또 하나의 강력 변수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동안 구글 TV에 콘텐츠를 공급하지 않았던 기존 방송사들은 이제 광고 잠식이라는 고전적인 문제 외에 온라인 채널 자체를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물론 구글은 이 채널들이 기존 방송을 대체하기보다는 보완을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다. 구글은 마돈나 등 유명인들이 출연하는 오리지널 프로그램 채널을 자신의 계열사인 유튜브 사이트에 개설하는 등 전문 콘텐츠를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아마추어 동영상과는 수준부터가 다른 것이다. 이를 위해 구글은 할리우드 제작사나 온라인 동영상 제작자 등과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콘텐츠 제작자에게는 광고 수익의 55%까지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의 앱스토어와 유사한 방송콘텐츠 생태계를 창출하겠다는 얘기다.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게 되면 기존 방송사들도 콘텐츠 제공을 마냥 거부할 수는 없게 된다. 방송산업 플랫폼의 빅뱅은 이제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답답한 것은 국내 방송산업이다. 밖에서는 방송과 통신을 넘어 인터넷과의 융합이 급속히 진전되고 있는데 국내는 온통 종편 때문에 난리다. 최근에는 기존 방송사들까지 가세하며 그야말로 방송의 횡포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형국이다. 방송시장 구조로 본다면 종편 시청률이 1%를 넘기는 데는 수년이 걸릴지 모른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지만 앞으로 구글발 빅뱅까지 밀려들면 그것조차 장담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세상물정 모르는건 종편만이 아니다. 방통위도 한심하기 짝이 없다. 종편이 저 난리를 쳐도, 해외 방송산업이 급변하고 있는데도 방통위는 아예 꿀먹은 벙어리다. 비전도,전략도 없는 방통위에 책임을 물을 날이 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