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부채 50% 탕감에 민간 은행이 합의하는 등 유럽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대타협안이 마련됐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정상들과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은 2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10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 끝에 유럽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공동합의문을 발표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민간 은행들이 그리스 채권의 50%를 탕감(헤어컷)하는 데 동의했다"며 "유럽연합(EU)과 IMF는 추가로 2014년까지 그리스에 1000억유로의 신용공여(크레디트라인)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에서 메르켈 총리는 찰스 달라라 국제금융협회(IIF) 회장을 불러 담판을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민간 은행들이 받아야 할 돈의 절반을 포기함으로써 그리스는 채무가 1000억유로 줄어들었다.

EU와 IMF는 지난해와 올해 그리스에 제공하기로 한 구제금융(2600억유로) 외에 추가로 1000억유로를 신용공여 형식으로 지원한다. 유로존 구제금융에 쓰일 유럽 재정안정기금(EFSF)은 1조유로 수준으로 늘어나고,유럽 은행들은 내년 6월 말까지 1060억유로 규모의 자본을 확충한다.

유럽 해법이 나오자 이날 유럽 증시는 급등했다. 독일과 프랑스 증시는 장중 5% 이상 급등했고 영국 증시도 3% 이상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국가부도 위기를 모면하게 됐다는 기대에 그리스 증시도 5% 이상 치솟았다. 금융위기 완화 기대로 BNP파리바 등 은행주들도 10% 이상 급등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