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만성적인 인플레 가능성 우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만성적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우려하고 나섰다.

김 총재는 27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개최한 경총포럼에서 "내년 물가상승률은 연간 3%대 중반을 예상한다"며 "문제가 되는 것은 근원 인플레이션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역전 현상"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이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계속 높게 유지되는 등 만성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된다"며 "이를 적절하게 차단하는 것이 아주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내년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중기 물가안정 목표 상한선(4%) 밑으로 떨어지겠지만 기조적인 물가 압력은 여전히 계속될 것이란 점에서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발언이다. 근원 인플레이션은 가격 변동이 심한 석유류와 농산물을 뺀 물가로 장기적이고 기조적인 물가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실제 기대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은이 이날 내놓은 '10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2%로 9월(4.3%)보다는 0.1%포인트 낮아졌지만 4개월 연속 4%대를 유지했다. 한은 관계자는 "공급 측면의 물가 상승 요인은 줄어들겠지만 수요 측면의 물가 압력과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계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김중수 "만성적인 인플레 가능성 우려"
그러나 한은이 물가 관리를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 총재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경제를 운용하는 데 대외 여건이 녹록지 않다"며 "금융통화위원들 간의 의견 조율도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우리만 (금리 정상화로) 갈 수 있느냐 없느냐가 가장 중심적인 문제"라고 덧붙였다. 선진국들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금융완화 정책을 펴고 있는데 한국만 홀로 금리 인상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김 총재는 "금리 인상 시 중소기업 등의 부담 가중도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