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국어대 서울캠퍼스 학생들이 학교 측 행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지난 26일 오후 본관 일부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다.

한국외대 학생 1500여명은 이날 오후 3시부터 노천극장에서 비상학생총회를 열고 본관 점거와 무기한 수업 거부안을 가결했다. 오후 5시께부터는 200여명이 본관 2층 복도를 점거한 채 1시간 가량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27일 학생들은 본관 2층 총장실 앞에서 '공부시위'를 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용인캠퍼스 학생들이 서울캠퍼스에서 경영학을 복수 전공할 경우 각종 증명서의 주전공과 복수전공이 뒤바뀌게 된다" 며 "학벌 세탁을 위한 제도로 악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서울캠퍼스 영어통번역학과의 명칭 변경 등 본ㆍ분교 통합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국외대 관계자는 "27일 현재 농성이 이어지진 않고 있다" 면서 "학생들과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외대는 지난 11일 이사회에서 본교-캠퍼스 통합 신청안을 승인하고, 14일 관련 공문을 교과부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한국외대는 서울캠퍼스 영어통번역학과를 영어커뮤니케이션통번역학과로 명칭을 변경하기로 했다.

이런 과정에서 서울캠퍼스 학생들은 '일발적인 처사'라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영어통번역학과는 한국외대를 대표하는 학과여서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왜 서울캠퍼스 영어통번역학과가 명칭을 변경해야 하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박원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이 삭발과 함께 단식에 돌입하며 학생들과 학교 측의 갈등을 예고했다.

한경닷컴 부수정 기자 oas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