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코스피지수는 1900선 안착을 재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등락을 거듭한 끝에 상승세로 마감했다. 장 초반 코스피는 2차 유럽연합(EU) 정상회담 전에 열기로 했던 재무장관 회의가 취소된 여파로 1860선까지 낙폭을 키우기도 했다. 다만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긴축정책의 완화 가능성을 시사하자 지수도 점차 낙폭을 줄인 후 반등에 성공했다.

EU 재무장관 회의가 취소됐음에도 불구하고 26일(현지시간) 열린 정상회담은 시장에 안도감을 주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뉴욕증시는 EU 정상회의에서 합의가 진전됐다는 소식에 상승했다. EU 정상들은 이날 유럽 은행들이 내년 6월까지 의무 자기자본비율(Tier I)을 9%로 높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은 1조유로 규모로 확충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이 EFSF 기금 조성에 참여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전해지며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독일이 유럽중앙은행(ECB) 국채 매입안 반대를 지속하면서 EU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됐었다"며 "하지만 전날 국내증시는 장중 조정으로 충격을 제한하면서 상승 에너지가 소멸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고 진단했다.

임 연구원은 "이는 EU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위험자산 선호도가 더욱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며 "센티멘탈(투자심리) 여건도 하락 리스크보다는 반등장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상승 리스크가 커진 상태"라고 판단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공조는 깨지지 않았다"며 "투자자들의 공감을 얻기 위한 세밀한 조율이 계속되고 있음은 코스피의 박스권 상단 도전 또는 박스권의 레벨업 기대를 지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달라진 중국 정책기조 변화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한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의 유일한 구원투수로 중국의 역할론이 제기되는 것은 중국 입장에서도 득실을 따져봐야 하는 문제"라면서도 "원자바오 총리가 미세한 정책조정의 필요성을 언급하기 시작했음은 기대 심리를 추가적으로 높일 수 있어 보인다"고 예상했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도 "중국의 기조가 변화될 경우 내수소비 부양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나오면서 글로벌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임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1900선 저항에 직면했지만 마디지수라는 상징성을 제외하면 큰 의미가 없다"며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다만 최근 경제지표는 강한 모멘텀(상승 동력)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며 "추가상승에 초점을 맞추되 박스권 상단에 해당되는 1930선 이상에서는 차익실현 이후 일부 현금화를 통해 운신의 폭을 넓히고 위기관리를 병행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 연구원은 "대형 전기전자(IT) 및 자동차주의 경우 강한 시세 주도력과 저항선 돌파가 병행되고 있어 압축화 대응이 유효해 보인다"며 "기술적 저항선의 탈환이 기대되는 건설과 기계업종 대표주들은 중국 긴축정책 완화에 따른 수혜 기대감도 있어 긍정적"이라고 추천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