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코스피지수가 1900선에 대한 부담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소폭 하락 마감한 가운데 증시 전문가들은 숨고르기는 매수기회라며 은행과 증권, 자동차주(株)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이날 장 초반 1900선을 넘어섰던 코스피지수는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매물에 1900선 안착에 실패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코스피 1900선에서 차익실현 매물 때문에 주가가 밀렸다"며 "하지만 연말까지 주식시장을 나쁘게 볼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유럽 재정위기가 진정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경기와 기업실적이 저점을 지나 반등하고 있고 신흥국들은 정책 여력이 아직 많다는 것. 특히 증시 주변 대기자금이 풍부한 점도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김 위원은 "코스피지수가 1600에서 1900까지 오는 동안 기관이 주식을 많이 사지 못했다"며 "지수가 좀 더 오르면 뒤늦게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도 "11~12월이 되면 유럽 문제에 대한 대책 등이 구체적으로 확정될 것이고 G20 정상회담에서 신흥국의 정책공조도 나올 수 있다"며 "코스피 지수는 2000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잠시 쉬어갈 가능성은 염두에 둘 것을 당부했다. 오는 26일 예정된 2차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을 앞두고 유럽은행들의 자본 확충과 그리스 국채의 손실부담 비율에 대한 논의가 상당부분 진전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인식이 커졌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오는 26일 EU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히 반영돼 있는 상황"이라며 "실제 뚜껑을 열면 재료노출로 쉬었다 가려는 시각도 있고 G20 공조를 기다려보려는 시각이 맞서면서 박스권 장세가 조금 더 연장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주가가 조정을 받더라도 시장이 또 다시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EU 정상회담에서 어떤 얘기가 나올지가 관건"이라며 "시장 기대 수준 정도의 얘기가 나온다면 1800선이 깨지거나 그러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김 위원도 "26일 결과에 시장이 실망해도 대전제는 틀리지 않은 상황이고 증액 자체는 합의된 사항이고 방법론이 문제일 뿐이기 때문에 쉬었다 가긴해도 급락이 다시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팀장은 "현 지수대에서 일부 매매를 통해 주식을 약간 줄였다 다시 늘리는 것도 좋다"며 "지수가 정상적으로 간다는 가정하에 보면 밸류에이션 낙폭이 큰 은행주, 증권주, 화학주 등을, 지수가 박스권 상단 뚫는다면 실적 좋은 자동차나 기대감이 커지는 IT를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위원은 "애매할때 올라가는 즉 불안심리를 먹고 사는게 주식시장"이라며 "현금 비중이 큰 투자자들은 이렇게 숨고르기할 때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 조선을 좋게 보고 있다"며 "코스피지수 1900선이 단기 고점이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은 배당주를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