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권 독립 와중에…청장은 "개혁" · 현장은 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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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난투극 늑장대응·장례식장 유착 비리·경관의 음주폭행까지
전국 경찰조직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조현오 경찰청장(사진)이 단단히 화가 나서다. 조 청장은 경찰의 날인 지난 21일 인천에서 조직폭력배들끼리 벌인 난투극 상황을 제때 보고하지 않고 늑장대응한 책임을 물어 인천 남동경찰서장을 직위해제했다.
조 청장의 기강바로잡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23일에는 비리척결 합동조사단을 발족하는 등 대대적인 감찰을 단행했다. 주요 간부 60여명을 소집해 경찰 내 유착 비리를 척결할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라고 특별지시했다. 24일에는 감찰 대상을 본청 및 각 지방경찰청 수뇌부로 확대했다.
조 청장이 이처럼 대노한 건 수사권 조정을 놓고 검찰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민감한 상황에 기강해이는 물론 경찰관들의 비리사건이 잇달아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이 수사 종결한 사건의 실체가 검찰 조사를 통해 밝혀진 장례식장 유착 비리사건을 경찰 전체 조직이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서울 구로구에서 경찰관들이 변사 시신을 건네고 장례식장 업주에게 돈을 받아 챙긴 장례식장 유착 비리사건은 경찰이 올초 내사에 착수했으나 사실 확인을 못해 종결됐던 건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내사의 독립성을 보장하라고 요구하는 상황이라서 상당히 뼈아픈 사건"이라고 아쉬워했다.
경찰의 허위자백 사건도 경찰의 신뢰성에 치명타를 입혔다. 지난 23일 서울동부지법은 지난해 각각 절도와 강도 상해 혐의로 붙잡힌 피의자 2명에게 42건에 이르는 미제 사건을 거짓으로 자백하게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로 불구속 기소된 김모 경사(34)에게 징역 8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끊이지 않는 경찰의 음주폭행도 '인권수호자'로서의 경찰 위상을 갉아먹고 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24일 술을 마시고 포장마차 여주인을 폭행한 혐의(폭행)로 동부경찰서 소속 최모 경사(46)를 입건했다. 최 경사는 경찰의 날 근무를 마치고 동료 경찰관 2명과 술을 마신 뒤 여성 1명을 불러 '2차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 청장은 경찰의 날을 계기로 "'안전과 인권의 수호자'로 거듭나겠다"며 새로운 경찰상을 제시했지만 일선에서는 '옛날 경찰'의 어두운 모습만 보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불법 집회 · 시위에 강력대응해 법질서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도 정당성을 갖기 어렵다. 이명박 대통령이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강조한 "경찰이 명실상부한 수사의 한 주체가 된 만큼 내부 비리 척결에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언급도 머쓱하게 만든 상황이다.
조 청장은 경찰에 대한 불신을 키울 수 있는 사건들이 재발할 경우 자칫 전 경찰의 염원이 담긴 수사권 확대 명분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에 서둘러 조기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찰은 최근 제기된 장례식장 비리에 대해 본청 감찰요원을 총동원해 검찰 수사와 별도로 자체 조사를 진행 중이다. 또 감찰 · 수사 · 교통 등 전 부서 직원들이 참여하는 내부 비리 합동조사반을 꾸려 조직 전반에 남아 있는 부패와 부조리 관행을 색출하기로 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
조 청장의 기강바로잡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23일에는 비리척결 합동조사단을 발족하는 등 대대적인 감찰을 단행했다. 주요 간부 60여명을 소집해 경찰 내 유착 비리를 척결할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라고 특별지시했다. 24일에는 감찰 대상을 본청 및 각 지방경찰청 수뇌부로 확대했다.
조 청장이 이처럼 대노한 건 수사권 조정을 놓고 검찰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민감한 상황에 기강해이는 물론 경찰관들의 비리사건이 잇달아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이 수사 종결한 사건의 실체가 검찰 조사를 통해 밝혀진 장례식장 유착 비리사건을 경찰 전체 조직이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서울 구로구에서 경찰관들이 변사 시신을 건네고 장례식장 업주에게 돈을 받아 챙긴 장례식장 유착 비리사건은 경찰이 올초 내사에 착수했으나 사실 확인을 못해 종결됐던 건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내사의 독립성을 보장하라고 요구하는 상황이라서 상당히 뼈아픈 사건"이라고 아쉬워했다.
경찰의 허위자백 사건도 경찰의 신뢰성에 치명타를 입혔다. 지난 23일 서울동부지법은 지난해 각각 절도와 강도 상해 혐의로 붙잡힌 피의자 2명에게 42건에 이르는 미제 사건을 거짓으로 자백하게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로 불구속 기소된 김모 경사(34)에게 징역 8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끊이지 않는 경찰의 음주폭행도 '인권수호자'로서의 경찰 위상을 갉아먹고 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24일 술을 마시고 포장마차 여주인을 폭행한 혐의(폭행)로 동부경찰서 소속 최모 경사(46)를 입건했다. 최 경사는 경찰의 날 근무를 마치고 동료 경찰관 2명과 술을 마신 뒤 여성 1명을 불러 '2차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 청장은 경찰의 날을 계기로 "'안전과 인권의 수호자'로 거듭나겠다"며 새로운 경찰상을 제시했지만 일선에서는 '옛날 경찰'의 어두운 모습만 보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불법 집회 · 시위에 강력대응해 법질서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도 정당성을 갖기 어렵다. 이명박 대통령이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강조한 "경찰이 명실상부한 수사의 한 주체가 된 만큼 내부 비리 척결에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언급도 머쓱하게 만든 상황이다.
조 청장은 경찰에 대한 불신을 키울 수 있는 사건들이 재발할 경우 자칫 전 경찰의 염원이 담긴 수사권 확대 명분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에 서둘러 조기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찰은 최근 제기된 장례식장 비리에 대해 본청 감찰요원을 총동원해 검찰 수사와 별도로 자체 조사를 진행 중이다. 또 감찰 · 수사 · 교통 등 전 부서 직원들이 참여하는 내부 비리 합동조사반을 꾸려 조직 전반에 남아 있는 부패와 부조리 관행을 색출하기로 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