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생전에 "안드로이드 파멸 위해 핵전쟁 불사"
스티브 잡스 애플 전 최고경영자(CEO)가 생전에 "안드로이드는 애플의 아이디어를 훔친 것이고, 이를 파괴시키기 위해 핵 전쟁까지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현지시간) 미국 IT전문매체 '폰아레나'는 출간을 앞두고 있는 월터 아이작슨의 '스티브 잡스 전기' 중 일부분을 인용해 잡스와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 간의 불편한 관계에 대해 전했다.

이에 따르면 에릭 슈미트 회장은 구글 CEO로 재직하던 2006년~2009년까지 애플 이사회의 이사로 활동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잡스와 슈미트 회장의 관계는 좋았지만,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발표하면서부터 둘 사이는 멀어졌고 결국 슈미트 회장은 애플 이사회를 떠났다.

잡스는 아이작슨에게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출시한 것은 엄청난 배신"이라며 "안드로이드는 (우리에게서) 훔쳐간 것"이라고 비난했다.

잡스, 생전에 "안드로이드 파멸 위해 핵전쟁 불사"
특히 2010년 대만의 스마트폰 제조사인 HTC가 안드로이드폰을 내놓았을 때 분노했는데, 이 제품이 멀티터치를 포함한 많은 기능을 애플 iOS 운영체제에서 베낀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애플은 HTC와 다른 안드로이드 제조업체들을 수 차례 제소했다.

잡스는 아이작슨에게 "만일 필요하다면 잘못된 것을 바로 잡기 위해, 내 마지막 호흡까지 쓸 것이고, 은행에 예금해 둔 애플의 돈 400억 달러 모두를 쓸 것 "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안드로이드는 훔쳐간 제품"이라며 "이를 파멸시킬 것이고 원자핵 전쟁까지 불사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잡스는 또 지난 3월 실리콘밸리 내 한 카페에서 슈미트 회장과 마주 앉아 커피를 마시며 "내게 50억 달러를 준다고 해도 난 그 돈을 원치 않는다"면서 "오직 원하는 것은 안드로이드에서 우리의 아이디어를 쓰는 걸 중단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잡스는 지난 5일 지병인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애플과 안드로이드 제조업체 간 특허를 둘러싼 소송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애플은 안드로이드폰의 대표주자인 삼성전자와 미국, 일본, 호주, 독일 등 전 세계서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