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희의 곁에 두고 싶은 책] 모험심 가져라ㆍ불의를 참지 마라…10代 소년이 일깨우는 '본연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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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소여의 모험 / 마크 트웨인 지음 / 마도경 옮김 / 대교베텔스만 / 358쪽 / 9800원
마크 트웨인(1835~1910)의 본명은 사무엘 랭혼 클레멘스다. 미국의 가난한 개척민 아들로 태어나 일찍 아버지를 잃고 식자공과 수로안내원 등을 거쳤다. 필명 마크 트웨인도 배가 안전구역에 들어왔음을 알리는 용어에서 빌렸다.
'왕자와 거지''허클베리 핀의 모험'같은 대표작들은 허례허식으로 가득찬 세상을 고발하지만 칙칙하거나 부정적이지 않다. 오히려 역경 가운데서도 밝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믿음과 희망의 소중함을 제시한다.
'톰 소여의 모험' 역시 마찬가지다. 배경은 19세기 미국 미시시피 강가의 가상 마을 세인트 피터즈버그.톰은 부모 없이 폴리 이모네 집에 얹혀 사는 신세다. 모범생인 사촌 시드와 달리 천방지축이다. 밤마다 몰래 나가 허클베리 핀과 노느라 학교에선 졸기 일쑤다. 겉으론 쾌활하지만 눈칫밥을 먹으며 자라서일까. 일찌감치 세상 사는 지혜를 터득한다.
사고를 치고도 '욕은 아무리 먹어도 아프지 않잖아.이모를 울게 만들지만 않으면 돼'라고 말하는 식이다. 하기 싫은 울타리 페인트칠을 친구들에게 시키고 대가까지 잔뜩 얻어내는 대목은 재화의 가치가 어떻게 매겨지고 일과 놀이가 어떤 식으로 구분되는지 일러준다. '아이나 어른이나 어떤 물건을 부러워하게 만들려면 쉽게 얻을 수 없도록 하면 된다. '
폴리 이모에 대한 묘사는 예나 지금이나 비슷한 중년 여성의 속성을 전한다. '호흡법 · 취침법 · 기상법 · 식생활법 · 음료수 선택법 · 운동법 · 정신수련법 등에 관한 모든 헛소리들이 이모에겐 복음과 다름없었다. 이달 건강잡지들이 권하는 방법이 지난달에 추천한 것과 완전히 반대라는 사실 따윈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
휘장에 반해 학생단에 가입했다 탈퇴한 톰의 심정은 뭔가 막는 것의 한계를 드러낸다. '톰은 다시 자유로운 소년이 되었다. 마음이 내키면 술을 마시고 욕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러고 싶지 않았다. 해도 된다는 단순한 사실이 그 욕망을 사라지게 만들고 그 일의 매력을 없앤 것이다. '역시 고전이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