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차림도 선거 전략…서울시장 후보 패션 살펴보니
옷차림도 선거 전략…서울시장 후보 패션 살펴보니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는 기존에 즐겨 입던 고급 정장 재킷을 벗어던지고 운동화를 신는다. 박원순 무소속 후보는 시민운동가 시절 즐겨 신던 뒤축이 닳은 신발 대신 정장에 잘 어울리는 옥스퍼드화를 선택했다. 로빈 기브핸 워싱턴포스트 패션 에디터는 "정치인의 옷차림은 정치적 성명 발표나 다름없다"고 했다.

나 후보의 패션 전략은 '탈보수,친서민'이다. 남색 파란색 검은색 갈색 베이지색 등 차분하고 얌전한 색상의 점퍼를 주로 입고 카디건도 착용한다. 필요에 따라선 빨간 앞치마(14일 노인복지센터 밥퍼 봉사)를 두르고 목장갑(13일 능동 골목청소)도 꼈다.

국회의원 시절 즐겨 입던 세련되고 보수적인 정장 스타일과는 상반된 편안하고 부담 없는 모습으로 '엄마'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과거에 즐겨 착용하던 귀걸이를 빼고 화려하지 않은 중간 크기의 브로치로 포인트를 주고 있다. 탤런트 김태희와 가수 비 등의 스타일링을 담당했던 한혜연 스타일리스트는 "비교적 캐주얼한 복장과 소품을 선택함으로써 친근한 이미지를 연출했으며 소박하면서도 활동적인 느낌을 준다"고 분석했다. 그가 편한 옷으로 갈아입으면서 신발도 굽 낮고 편한 단화나 운동화로 갈아신었다.

서울시장 출마 선언 전,뒤축이 다 떨어진 낡은 신발이 트위터에 공개돼 '서민 변호사'란 별칭을 얻었던 박 후보도 확 달라졌다. 소탈한 옆집 아저씨 같던 그는 대기업 임원을 연상시키는 말쑥한 모습의 중년으로 변신했다.

헝클어지고 희끗희끗했던 머리카락은 염색을 했으며 헤어스타일링 제품으로 가르마를 단정하게 정돈했다. 푸른 계열의 스트라이프 셔츠와 깔끔한 정장을 입고 은색 반무테 안경으로 세련됨을 더했다. 때에 따라선 셔츠 소매를 걷고 활동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한혜연씨는 "단정하면서도 패기 있는 이미지를 연출함으로써 보수층 유권자들에게 신뢰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