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구자연 원장 "드라마 속 웨딩드레스 대부분은 제가 협찬하죠"
드라마 '천번의 입맞춤'에서 김소은, ‘여인의 향기’의 김선아, '미스 리플리' 이다해, '로맨스가 필요해' 최송현, '마이더스' 이민정, '시티헌터' 박민영 등이 선택한 드레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드라마를 통해 최고로 배우의 아름다움을 뽐낸 드레스라는 점과 스포엔샤의 작품이라는 점이다.

이밖에도 '웃어라 동해야', '욕망의 불꽃', '매리는 외박중', '자이언트' 등 작년과 올해 36개의 드라마의 웨딩샵 장면에 도 스포엔샤가 단골 웨딩샵으로 등장했다.

구자연 원장을 청담동에 위치한 스포엔샤에서 만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여배우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이유와 성공비결을 들어봤다.

"숙녀복 디자인과 도매업을 하다가 IMF때 도산하고 23평 웨딩샵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어요. 우리 제품이 좋다는 설명을 늘어놓기보다는 그냥 좋은 작품, 남과는 다른 작품으로 매니아고객을 만들어가기 시작했어요"

실제 구자연 원장은 재기 9년만에 청담동에 100억대 럭셔리한 웨딩전문 빌딩을 세우고 국내 단일로는 최대규모의 웨딩샵을 꾸리게 됐다.

"성공비결이요? 전 자타가 공인하는 워커홀릭이에요. 보통 2시에 일어나 3시에 출근해 남들이 출근하는 시간에는 이미 그날의 모든일을 끝내놓아요. 퇴근은 7시에 하니까 보통 하루에 16시간은 일한다고 봐야죠. 남들 잘때 똑같이 자고 쉴때 똑같이 쉬면서 성공하길 바래선 안되죠"

드라마 관계자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수많은 연예인들이 샵을 찾아와 드레스 피팅을 해봤지만 구 원장은 그중에서도 가장 으뜸의 배우로 이다혜를 꼽았다.

"몸매를 너무 잘가꾼 느낌이 물씬 풍겼어요. 정말 프로페셔널한 배우구나 생각이 들었죠. 샵에 있던 여직원들이 모두 탄성을 지를 정도로 외모관리가 철저하다고 느꼈어요"라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이영애가 한 CF에서 입었던 드레스는 실제작품에서는 2억원어치의 다이아몬드가 사용돼 고급스러움을 극대화시켰다.

또한 박탐희가 입었던 드레스는 비딩작업에만 1년이 소요될 정도로 공을 들었으며 약 1200만원선에 달한다.

구 원장은 "최신 트렌드에 민감한 예비신부들의 로망은 연예인들이 입었던 디자인의 드레스를 입는 것이에요. 아무나 입는 드레스는 매력을 못 느낍니다"라고 말했다.

이때문일까. 드라마에 소개되고 난후 다른 평가를 받게 된 작품도 많다.

실제로 문근영이 입고 등장했던 짧은 길이의 독특하고 발랄한 느낌의 드레스는 실제 신부들의 별관심을 끌지 못하다가 영화에 등장한 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누가 입어도 예쁜 드레스가 있는 반면 연예인들만 소화할 수 있는 독특한 드레스가 있는데 이같은 경우는 독특한 드레스에 대해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진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스포엔샤는 웨딩드레스의 성공에만 만족하지 않고 이제는 웨딩컨설팅까지 눈을 돌리고 웨딩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미 일본 중국 등 해외에서도 스포엔샤의 드레스를 수입해가고 있으며 추후 전국 프렌차이즈도 계획하고 있다.

구자연 원장의 말을 빌면 우리나라 여성들의 눈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이미 웬만한 디자인의 드레스는 눈에 차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국내 웨딩산업도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고 국내 디자이너들이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릴 수 있게 됐다는 것.

구자연 원장은 그 어떤 말보다 듣기 좋은 말로 "결혼식때 신부 정말 예뻤더라"라는 말이다.

일명 '버진로드'라 불리는 결혼식장에서의 레드카펫을 밟는 신부가 인생 최고로 예쁘다는 찬사를 받을때 보람을 느낀다.

보통 예비신부들은 평상시에 자신이 입는 옷중에서는 어울리는 스타일을 잘 알고 있지만 웨딩드레스는 처음 입어보는 옷이기 때문에 어떤 스타일이 자신에게 어울리는지 정확히 모른다.

이 때문에 구 원장은 "본인이 흡족할 수 있는 디자인과 전문가로서 보는 입장에서 조언을 조율시켜 괴리감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결혼식을 치르는 신부는 보기엔 마냥 핸복한 것 같아도 마음속은 오묘하고 불안하기 그지없는 시점이다.

드레스는 그런 결혼의 성패느낌을 좌지우지하는 아이템이기 때문에 신중함을 기해야 한다.

구 원장은 "한 아나운서는 정말 꽃처럼 예쁜 모습으로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는데 예비신랑은 못마땅해하면서 팔뚝살이 왜 그러냐고 핀잔을 줬어요. 그런데 저희가 보기에 좀 뚱뚱하다 싶은 신부가 옷을 갈아입고 나오자 그쪽 예비신랑은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 너무 감동스럽다'며 찬사를 보냈어요. 저희 입장에서 따라서 웃음이 나오고 행복해졌죠"라면서 "즐기면서 결혼을 준비하는 것만큼 좋은게 없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