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독일發 악재에 급락…다우 2.13%↓
뉴욕증시가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부각되면서 급락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주 종가보다 247.49포인트(2.13%) 떨어진 1만1397.00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3.72포인트(1.94%) 빠진 1200.86을 기록했으며, 나스닥 종합지수는 52.93포인트(1.98%) 하락한 2614.92를 나타냈다.

오는 23일 예정된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대한 독일 정부 측의 부정적인 발언이 알려지면서 시장의 투자심리는 크게 위축됐다.

독일 총리실 수석 대변인인 슈테판 자이베르트는 이날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모든 문제가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해결될 것이라는 꿈은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며 "재정위기를 끝낼 수 있는 방법을 내년에 찾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 역시 "유럽 정부들이 금융시장 혼란을 막기 위해 다섯 가지 항목의 대책을 채택하겠지만 정상회의에서 기적 같은 해법이 나오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고 언급했다.

베어링 에셋 매지니먼트의 헤이스 밀러 북미 지역 총괄은 "현실이 낙관론에 끼어들었다"며 "(현실은) 시장에서 좋아할 만한 구제금융책을 제안하는 것이 독일의 관심사가 아니라는 것이다"고 말했다.

독일의 발언은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에 상승세를 보였던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다. 기업들의 '깜짝실적(어닝서프라이즈)' 발표도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씨티그룹은 개장전 지난 3분기 순이익이 37억7000만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다고 밝혔다. 주당 순이익은 지난해 72센트에서 1.23달러로 크게 올랐다. 시장 예상치는 82센트였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 역시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장 분위기를 한층 무겁게 만들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10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가 마이너스(-) 8.48을 기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전월의 -8.82보다 개선된 수치지만 시장예상치(-4.0)에는 못 미치는 것이었다. 다만 9월 산업생산은 전문가 예상치에 부합한 0.2% 증가를 나타냈다.

씨티그룹은 개장초 상승세를 보이다가 1.6% 하락 마감했다. 웰스파고도 예상에 부합하는 실적을 내놓았지만 8.44%나 하락했다. 석유 업체인 할리버튼도 올해 3분기 순이익이 6억8300만달러(주당 74센트)의 호실적을 발표했지만 7.88%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주 종가보다 42센트(0.5%) 떨어진 배럴당 86.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