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마르 美상무부 차관보 "한·미 FTA, 中企에 도움될 것"
"보잉사가 만든 787 드림라이너는 착륙장치부터 내부에 있는 식탁,의자까지 모두 한국에서 온 것들입니다. 이것이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미래입니다. "

수레쉬 쿠마르 미국 상무부 차관보(사진)는 18일 기자와 만나자마자 이 말부터 꺼냈다. 쿠마르 차관보는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리고 있는 '2011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ADEX)' 참석차 방한했다. 이번 인터뷰는 미국 보잉사의 신형 기종인 보잉787 드림라이너 안에서 이뤄졌다.

그는 "보잉의 항공기처럼 한국의 반도체,자동차,컴퓨터 등도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한국의 혁신적인 제품들을 사들여 미국도 함께 발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쿠마르 차관보는 특히 한 · 미 FTA가 발효될 경우 한국 중소기업들의 성장세도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한국은 이미 40개가 넘은 국가들과 FTA 체결을 준비하고 있거나 이미 체결을 끝냈다"며 "그중에 포함돼 있는 미국의 경제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기준 14조7000만달러인 만큼 한국 수출 중소기업들에 좋은 시장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비와 디자인 등의 측면에서 유럽 자동차 업체에 뒤지는 미국의 자동차 업계가 한 · 미 FTA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크지 않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선 단호하게 부정했다. "FTA는 모든 국가를 동일한 글로벌 기준 위에 세워놓는다"며 "미국 자동차산업의 기술력을 기준선에 맞춰 혁신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은 세계시장에서 GPS,컴퓨터,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많은 혁신을 이뤘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 각국이 경쟁력을 키워왔다"며 "이젠 한국의 혁신 제품들이 미국시장에서 성공하게 되면 미국도 여기에 맞춰 좋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행사가 끝나고 미국에 돌아가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것이 LG의 모니터"라며 "다른 한국 기업들의 제품도 미국 전역에 퍼질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쿠마르 차관보는 하지만 한국 야당들이 주장하고 있는 한 · 미 FTA 재재협상 여부에 대해선 불가능한 일이라고 못을 박았다. 그는 "미국 의회도 처음엔 반대하는 기류가 강했지만 한국과의 파트너십에 따라 비준안을 처리했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이번 미국 방문길에서 보여준 열정을 한국 국회도 보여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