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에세이] 틀린 것과 다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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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학영 < 코스닥협회장·리노스 대표이사 hyroh@kosdaqca.or.kr >
'틀린 그림 찾기'라는 게임이 있다. 비슷한 두 개의 그림에서 서로 다르게 그려진 부분을 찾아내는 퍼즐이다. 어떤 이들은 '틀린 그림 찾기라는 표현은 틀렸다'고 얘기한다. '틀리다'는 '계산이 틀렸다'와 같이 '옳지 않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틀린 그림 찾기' 게임이 제시하는 두 개의 그림은 어느 한쪽은 맞고 다른 쪽은 틀렸다고 얘기할 수 없다. 두 개의 보통 그림에 조금씩 다른 부분이 있을 뿐이다. 그러니 '다른 그림 찾기'나 '두 그림 중 다른 부분 찾기'라고 써야 한다.
최근에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됐던 마이클 샌델의 하버드 특강 '정의란 무엇인가'에 많은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섣부르게 '틀렸다'고 말하지 않고 다양한 입장 차를 존중하기 때문일 것이다. '틀리다'는 옳고 그름의 가치판단을 전제로 한 표현이다. 옳은 것은 지키고 가꿔야 하며,그른 것은 버리고 배척해야 한다. 하지만 '다르다'는 내 편과 네 편을 가르지 않는다. 따라서 대립과 분열이 생겨날 가능성이 별로 없다. 나아가 다름을 받아들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평범한 우리들의 삶과 인간관계에서는 '틀리다'보다 '다르다'라는 판단을 해야 할 경우가 많다. 내가 옳고 너는 틀렸다는 성급한 단정에서 불화와 갈등이 시작된다 할 수 있다.
결혼생활은 어떨까. 필자의 경우도 아내와 대화 도중 서로 입장차이를 보여 사소한 부부싸움을 한 적이 있다. 생각해보면 한 사람은 원뿔을 위에서 보면서 동그랗다고 말하고 다른 한 사람은 옆에서 보면서 세모라고 말한 것에 다름이 아니다. 그러나 '당신의 말은 틀렸어'라고 되받는 말에서 갈등이 생긴 것이다. 같은 물체도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임을 인정해야 한다.
친구 · 동창 모임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한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의 시각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이 있으면 그 모임에 나가는 것이 즐겁다. 졸업 후 오랜 시간을 각기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동창들인 만큼 이런 자세가 꼭 필요하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하나가 돼 훌륭한 모임으로 발전하게 된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느 한쪽은 옳고 다른 쪽은 틀려서라기보다는 상대의 관점이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갈등과 불신이 생긴다. 회사에서 조직 구성원들의 얘기를 다 듣지 않고 중간에 얘기를 끊으며 직원의 잘못을 성급하게 지적하다 좋은 아이디어를 날려버린 경험이 있다. 경영의 구루 피터 드러커는 "내가 만일 경청의 습관을 갖지 못했다면 나는 그 누구도 설득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훌륭한 리더의 첫 번째 덕목임을 우리에게 일깨워 주는 말이다.
가을이다. 시인 미당은 가을을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 계절이라고 노래했다. 계절의 흐름을 열린 마음으로 조금 다르게 보면 이렇게 멋진 시가 태어난다. 다름에 대한 거부감을 버리고,왜 다른지 귀를 기울여보자.거기에 예술의 향기도 있고,경영의 효율성도 있고,삶의 성공과 행복도 있지 않을까.
최근에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됐던 마이클 샌델의 하버드 특강 '정의란 무엇인가'에 많은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섣부르게 '틀렸다'고 말하지 않고 다양한 입장 차를 존중하기 때문일 것이다. '틀리다'는 옳고 그름의 가치판단을 전제로 한 표현이다. 옳은 것은 지키고 가꿔야 하며,그른 것은 버리고 배척해야 한다. 하지만 '다르다'는 내 편과 네 편을 가르지 않는다. 따라서 대립과 분열이 생겨날 가능성이 별로 없다. 나아가 다름을 받아들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평범한 우리들의 삶과 인간관계에서는 '틀리다'보다 '다르다'라는 판단을 해야 할 경우가 많다. 내가 옳고 너는 틀렸다는 성급한 단정에서 불화와 갈등이 시작된다 할 수 있다.
결혼생활은 어떨까. 필자의 경우도 아내와 대화 도중 서로 입장차이를 보여 사소한 부부싸움을 한 적이 있다. 생각해보면 한 사람은 원뿔을 위에서 보면서 동그랗다고 말하고 다른 한 사람은 옆에서 보면서 세모라고 말한 것에 다름이 아니다. 그러나 '당신의 말은 틀렸어'라고 되받는 말에서 갈등이 생긴 것이다. 같은 물체도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임을 인정해야 한다.
친구 · 동창 모임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한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의 시각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이 있으면 그 모임에 나가는 것이 즐겁다. 졸업 후 오랜 시간을 각기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동창들인 만큼 이런 자세가 꼭 필요하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하나가 돼 훌륭한 모임으로 발전하게 된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느 한쪽은 옳고 다른 쪽은 틀려서라기보다는 상대의 관점이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갈등과 불신이 생긴다. 회사에서 조직 구성원들의 얘기를 다 듣지 않고 중간에 얘기를 끊으며 직원의 잘못을 성급하게 지적하다 좋은 아이디어를 날려버린 경험이 있다. 경영의 구루 피터 드러커는 "내가 만일 경청의 습관을 갖지 못했다면 나는 그 누구도 설득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훌륭한 리더의 첫 번째 덕목임을 우리에게 일깨워 주는 말이다.
가을이다. 시인 미당은 가을을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 계절이라고 노래했다. 계절의 흐름을 열린 마음으로 조금 다르게 보면 이렇게 멋진 시가 태어난다. 다름에 대한 거부감을 버리고,왜 다른지 귀를 기울여보자.거기에 예술의 향기도 있고,경영의 효율성도 있고,삶의 성공과 행복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