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미니랠리…연내 2000 회복도 가능"
증시가 8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1850선을 회복했다. 투자자들 사이에 유럽발 악재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판단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아진 업종 위주로 순환매 장세가 연출되고 있다.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번 상승세가 어디까지 갈 것이냐'에 모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긍정론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코스피지수가 연내 최고 2000선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700~1850 박스권 상단 뚫렸다

17일 코스피지수는 29.78포인트(1.62%) 오른 1865.18로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쌍끌이에 나서 각각 2504억원과 45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한국경제신문이 이날 주요 10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이 가운데 7명이 "연내 코스피지수가 최고 2000선 이상에 도달하는 '미니 랠리'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보수적으로 본 센터장들도 1950까지는 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8월 하순 이후 한 달 이상 이어진 1700~1850 박스권 장세의 상단은 뚫렸다는 데 의견 일치를 본 셈이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8월 이후 국내 증시 급락을 이끌었던 유럽 재정위기와 이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완화된 게 최근 강세의 가장 큰 요인"이라며 연내 코스피지수가 최고 215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8거래일간 코스피지수가 11.92% 오른 데 따른 '피로감'을 감안하더라도 50포인트가량 추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리서치센터장들의 예측이다. 윤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투자자들이 1700선 이하 지수대에서 적극적인 저가 매수에 나서며 미니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1850~1900까지 반등하는 데 이어 연내 2100까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신중론자로 알려진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최저 50포인트,최고 100포인트 정도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기업실적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데다 유럽 재정위기 해결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1850선을 넘은 후 곧바로 추가 상승하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IT · 자동차가 쌍두마차

미니 랠리를 주도할 업종으로는 정보기술(IT)과 자동차가 꼽혔다. 실적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증권업계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 평균이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8438억원(1개월 전)→1조8853억원(1주일 전)→1조8945억원(현재)으로 바뀌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8월 초 주가 급락으로 상당수 업종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진 상황"이라며 "현금 비중을 높여놓은 국내 주식형펀드들이 매수에 나서면서 수급도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증시의 주도 업종은 IT 자동차와 같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업종과 화학 정유 조선 등 글로벌 경기에 연동돼 실적이 좌우되는 업종으로 나뉜다"며 "이번 미니 랠리에서는 특별한 주도 업종 없이 이 두 업종이 돌아가며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