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 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공식운동이 13일 시작된다. 여야 유력 후보 진영은 이미 각종 공약을 쏟아냈다.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무소속 후보의 공약은 △무상급식 △주거 정책 △한강르네상스 △부채 해결 방안 △서울시 발전 방향 등 5가지 분야에서 정면 충돌하고 있다.

①무상급식

이번 선거는 주민투표의 연장선상에 있다. 주민투표 결과를 확인하지 못한 만큼 서울시민의 뜻을 알 수 없다는 게 나 후보의 논리다. 나 후보는 "시의회나 교육청과 상의해서 해결하도록 하겠지만 원칙적으로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 후보는 "투표함을 개함하지 못한 것 자체가 시민의 뜻을 확인한 것"이라며 "초등학교 전 학년에 전면 무상급식을 도입하고,임기 내 중학교까지 단계적으로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②재건축 등 주택정책

전 · 월세 대란에 대한 해결책도 논란거리다. 두 후보 모두 임기 내 8만가구(박 후보),5만가구(나 후보)씩의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시프트(장기전세주택)를 지속한다는 점에선 공통 분모가 있지만,분양주택의 공급 방식에 대해선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

나 후보는 "노원구 등 서울 강북권엔 30년된 아파트가 많은데 재건축 연한이 40년으로 묶여 있어 신규 주택 공급이 안 되고 있다"며 "규제 완화 차원에서 비강남권에 대한 재건축 연한 축소를 추진할 것"이라고 완화 방안을 제시했다. 반면 박 후보는 "재건축 연한 축소를 한꺼번에 하다 보면 기존 주택도 사라져 전 · 월세 대란이 더 심해질 것"이라며 "기존 뉴타운식의 일괄적인 개발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대했다.

③한강르네상스

한강르네상스를 바라보는 시각도 차이가 난다. 나 후보는 기존 추진 중인 사업은 마무리하되 아직 시작하지 않은 사업에 대해 재검토한다는 입장이고,박 후보는 지금 하고 있는 사업 중에서도 중단해야할 사업이 있다고 강조한다.

대표적인 게 양화대교 공사다. 유람선 통과를 목적으로 시작한 양화대교 공사는 80%의 공정률에서 시의회의 반대로 중단된 상태다. 이미 300억원가량의 예산이 투입된 만큼 100억원을 더 들여 공사를 완료해야 한다는 게 나 후보 입장이다. 박 후보는 "감사원에서도 이미 필요없는 사업이라고 지적했다"며 반대하고 있다.

④부채 해소

두 후보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시의 부채를 인식하는 기준 자체가 서로 다르다. 나 후보는 서울시 내년 예산안에 따라 단식부기로 19조6105억원을 부채로 잡고 있고,박 후보는 공공기관과 정부의 회계방침대로 복식부기로 25조5364억원을 부채로 보고 있다.

나 후보는 이를 기준으로 임기인 2014년까지 오세훈 시장 재임 기간에 늘어난 부채의 절반인 4조3750억원,박 후보는 7조원가량의 부채를 각각 줄이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방법으로는 SH공사의 사업 구조조정과 경영혁신 등 두 후보가 일치한다. 박 후보는 세금 탈루를 줄이고 한강르네상스 사업 중단을,나 후보는 세빛둥둥섬 민영화와 노인들의 무료 전철비를 중앙정부로부터 받아내겠다고 하고 있다.

⑤발전전략

박 후보는 기존의 개발 사업을 '전시성 토건 사업'으로 규정한다. 나 후보는 일률적으로 개발 사업을 전시성으로 치부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반박한다. 다만 나 후보도 "앞으론 문화 예술 관광 등 콘텐츠와 어우러진 사업에 치중할 필요는 있다"고 부연한다. 이를 위해 나 후보는 금융 · 관광 · 문화 등 분야로 나눠 서울시내에 5대 핵심전략지구를 지정하고,총 10만평의 땅을 청년창업공간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박 후보는 "희망제작소와 아름다운가게 등의 경험을 살려 청년 벤처기업 1만개를 육성하겠다"고 공약을 내놨다. 박 후보는 서울시와 산하단체 등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돌리겠다고도 했다.

김재후/허란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