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전체 연구ㆍ개발(R&D) 인력 가운데 소프트웨어 부문의 비중을 현재 50%에서 70%까지 높일 계획이다. 세계 IT업계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됨에 따라 관련 인력을 확보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12일 수요 사장단회의를 마치고 가진 브리핑에서 "삼성전자의 SW 인력은 현재 2만5000명으로 전체 개발인력의 50% 수준이지만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70%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또 소프트웨어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올 하반기 공채부터 신입사원 채용 때 소프트웨어 직군을 별도로 뽑고 있다.

이날 삼성 사장단 회의에서는 김진형 카이스트 전산학과 교수가 "왜 소프트웨어인가"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서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및 계열사 사장단과 소프트웨어 인력을 양성하는 대학과 이들을 필요로 하는 기업 간의 소통 부족에 대해 논의했다.

김 교수는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와 같이 소프트웨어 인력을 필요로 하는 대기업들은 국내에 마땅한 인재가 없어 해외에서 채용을 하고 있다"며 "반면 소프트웨어를 전공한 학생들은 '대기업에 가면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인식 때문에 오히려 벤처나 게임회사 등으로 가버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강연에 나서기 전 제자들을 통해 삼성과 같은 대기업은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하는지 들어봤고, 최 부회장과도 얘기를 주고 받으면서 서로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많다는 것 알았다"며 "대화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 김 교수는 또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미흡하다"며 그 원인으로 "활용과 투자가 저조하고 지식산업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을 꼽았다.

IT인프라는 강국이지만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소프트웨어는 지식산업인데도 소유 및 거래와 관련한 권리에 무지해 소프트웨어 사용권만 사놓고도 제3자에게 배포ㆍ대여하는 일이 일상화돼 있다는 것이다.

그는 ""소프트웨어 산업이 성장하려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면서 "우리나라는 모바일 앱의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역설했다.

"이는 한국이 스마트폰 등 모바일 디바이스 세계1위 생산국이고, 인터넷 모바일 서비스와 온라인 게임 등에서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