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 의회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대 법안을 부결한 가운데 증시 전문가들은 이 사안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4거래일 연속 반등 기조를 이어갔다는 점에서 단기 조정의 빌미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11일(현지시간) 진행된 슬로바키아 의회의 EFSF 법안 관련 표결은 승인에 필요한 과반(76석)의 찬성표에 21표가 못 미친 55표의 찬성표만이 나왔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슬로바키아 의회가 EFSF 증액안을 부결한 것은 증시 조정의 빌미를 제공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코스피지수가 나흘동안 7.7% 급등, 지난해 이후 4거래일동안 가장 큰 상승폭을 나타내 상승 탄력이 둔화될 시점이었던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임수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슬로바키아 의회의 EFSF 확대안 부결에도 불구하고 이후 재투표 시기까지 기대감이 연장될 수 있다"며 "최근 단기 급등한 국내 증시가 이를 빌미로 삼아 약세를 보일 가능성은 있지만 직접적인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슬로바키아 의회가 조만간 EFSF 확대안에 대한 표결을 재진행하기로 했기 때문에 이에 기대를 걸만 하다는 진단이다.

조 애널리스트는 "슬로바키아 의회가 EFSF 증액안을 부결한 것은 사실이나 정부에서는 승인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슬로바키아에서 2차 투표를 다시 진행할 예정이고, 이번주 중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것이란 의견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슬로바키아가 재투표를 한다고 밝힌데다 반대 의견을 내놨던 제1 야당도 지지하겠다고 성명을 바꾼 상황"이라며 "슬로바키아는 경제 규모도 작아 EFSF를 증액하는 과정에서 역할론이 크게 부각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EFSF 법안은 유로존 회원국 모두에서 승인돼야 발효된다. 현재 슬로바키아를 제외한 나머지 회원국들은 승인을 마친 상태다.

한경닷컴 오정민·김효진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