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포스트 넉달새 6배 폭등…그 뒤엔 '메사모' 있었다
'바이오 버블(거품)의 재연일까,바이오혁명의 전조일까. '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회사인 메디포스트가 거침없는 질주로 주가의 신기원을 열어젖히고 있다. 11일 메디포스트는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16만4400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줄기세포 치료제인 무릎연골치료제의 품목허가(시판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신청한 이 회사가 바이오테마를 이끌 선도주란 평가엔 이견이 없다. 하지만 6월 중순 2만9350원이던 주가를 6배 가까이 뛰게 한 '드라마'연출자는 따로 있다. 바로 '메사모(메디포스트를 사랑하는 모임)'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다.

◆드라마틱한 '랠리'행진

메디포스트는 최근 증시에서 가장 극적인 주가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7일과 10일 이틀에 걸쳐 25.92% 단기급등해 일시조정 등 후유증이 예상됐으나 이날 장 초반부터 5% 이상 상승하다 장 후반 상한가로 치솟았다. 시가총액은 1조399억원으로 불어났고, 코스닥시장 내시총순위도 전날 14위에서 8위로 껑충 뛰었다. 4월 말 101위였던 시총이 10위권으로 진입하는 데 불과 5개월여밖에 걸리지 않았다.

조정장의 최대 악재로 꼽히는 유상증자 때도 차별적 주가흐름을 나타냈다. 지난달 23일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발표하자 주가는 8.65% 급락했다. 증자가 실패하나 싶더니 주가는 이틀 후부터 반등,오히려 57% 올랐다. 주가 대비 턱없이 싸진 유상신주(발행예정가 7만6200원)를 받으려는 매수세는 주가상승세에 또 한번 발동을 걸었다.

메디포스트 넉달새 6배 폭등…그 뒤엔 '메사모' 있었다

◆'혁명군'자처한 개미연합

'메사모'는 인터넷포털 증권사이트의 메디포스트 종목게시판에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엔 지역별로 오프라인 모임까지 조직,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모임의 시작은 지난 6월20일께 '유리나'라는 필명을 쓰는 사람이 나타나면서다. 그는 "개미들은 조금만 수익을 내면 팔아버려 기관이나 세력의 '먹잇감'이 돼 백전백패했다"며 "이번에는 서로가 힘을 합쳐 개미혁명을 일으켜 보자"고 주장했다.

그는 게시판을 통해 주가 하락을 방어할 '2초 속사법'과 '3%룰' 등을 전파했다. '2초 속사법'은 현재가가 떨어질 때마다 1주씩 매입해 다시 현재가를 원상태로 올려 놓는 것.주가가 떨어진 2초 이내에 매수주문을 낸다는 뜻으로,이를 실행하는 개미는 '2초속사병'으로 불린다. '3%룰'은 '2초 속사'에 필요한 돈을 대기 위해 각자 보유주식의 3%를 적당한 시점에 팔아 놓자는 것이다. 이런 방법을 쓰는 것은 단타들이 활개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단타꾼들이 들어오면 주가가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주가 상승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개미혁명' 계속될까

이 같은 '메사모'활동은 2000년 초 벤처붐이 한창일 때 인터넷카페 등에서 유행했던 주주동호회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메사모'는 약세장에서 대규모 매물을 떠안으면서 기업 성장성에 베팅하고 있다는 점에서 2000년 초와는 다르다는 분석도 있다. 한때 최대주주였던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 자산운용'은 주가 상승을 틈타 9.63%이던 지분을 4.18%까지 장내에서 털어냈다. 이민주 회장의 에이티넘 인베스트먼트도 8.7%였던 지분을 4.74%까지 줄였다. 5.32% 보유했던 국민연금도 수시로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 메사모는 조정장에서 이들 국내외 기관의 물량을 고스란히 받아내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개미혁명'이라고 자평한다.

이날도 유리나는 "우리는 이제 고지를 하나 점령했을 뿐"이라며 "메디호 선원들이 진짜 랠리의 시즌에 들어와서 적은 욕심과 허약한 심정에 탈락할까 걱정된다"는 글을 남겼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메디포스트가 이미 과열 국면에 들어섰다며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누가 됐든 앞으로 물량털기의 희생양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손성태/임근호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