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보안예산 두 배 증액
현대카드(사장 정태영 · 사진)가 제2의 해킹사고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내년부터 보안예산을 올해보다 두 배 이상 늘리기로 했으며 별도의 보안 건물도 마련키로 했다.

현대카드는 지금까지 보안예산을 전체 예산의 7% 수준에서 책정했지만 내년부터는 15% 이상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향후 보안예산을 총예산의 15% 수준에서 운용키로 했지만 당장 내년부터 3년 정도는 총예산의 15~20% 정도를 배정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내년 보안예산 규모는 300억원 정도"라고 덧붙였다.

현대카드는 보안 강화를 위해 기존에 흩어져 있던 정보기술(IT) 인력 및 자원을 한데 모으기로 했다. 현재 여의도 본사 근처에 별도의 건물을 사들여 보안빌딩으로 개조키로 했다.

현대카드는 내년부터 임직원의 PC를 없애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 초 모든 임직원의 PC를 없애는 대신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을 구축키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카드가 도입하려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은 '서버베이스드컴퓨팅(SBC)' 방식이다. 직원들은 그동안 컴퓨터 본체에 저장돼 있는 작업 내용으로 업무를 처리하던 방식 대신 모니터와 마우스만으로 회사 서버에 접속해 본인이 하던 업무를 그대로 가져와 처리하게 된다.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을 사용하면 임직원이 고객정보를 무단으로 열람하거나 해킹으로 악용될 수 있는 소지를 원천차단하게 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최근 현대카드에선 한 여직원이 남편의 카드 사용내역을 조회하다가 적발돼 해고됐다.

현대카드는 또 클라우드 시스템에 '원-타임 패스' 방식을 적용해 직원들이 이 서버에 접속할 때마다 새로운 비밀번호를 발급받도록 할 계획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