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마스터플랜] 조정장에서도 꾸준한 투자…오래 묻어둘수록 '달콤한 수익률'
8월 이후 글로벌 증시가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크게 출렁거리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펀드를 환매한 후 장이 급반등해 낭패를 본 투자자들까지 그대로 유지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자칫 글로벌 증시 조정이 길어진다면 좀 더 빠진 후에 다시 가입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노후자금처럼 장기 투자 자금을 적립식으로 넣고 있다면 꾸준히 투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장기 투자로 단기 변동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데다 시장 안에 머물러 있어야 갑자기 찾아오는 기회를 날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 투자 수익 짭짤

국내 펀드 시장에 2003년부터 적립식 펀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이전에 출시한 순자산 1000억원 이상 국내 주식형 펀드에 거치식이나 적립식으로 가입해 보유하고 있다면 여전히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디스커버리'는 2003년 이후 464.30%의 수익률을 거뒀다. 설정일(2001년 7월6일) 이후로는 704.15%에 이른다. '하나UBS블루칩바스켓V-1A'와 '신영마라톤A' '미래에셋솔로몬1' 등도 300% 이상의 수익률을 냈다. 2002년 말 647포인트에서 지난 주말 1759로 170% 이상 코스피지수가 오른 덕분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 굴곡도 있었다. 2004년 7월에는 710대까지 되밀렸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900까지 추락한 적이 있다. 주가 급락시 시장을 떠났다면 수익률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적립식도 거치식에는 못 미치지만 성과가 좋다. '미래에셋디스커버리'에 2003년 1월부터 매월 마지막 영업일에 꾸준히 납입해 왔다면 87.64%의 수익률을 올렸다. '하나UBS블루칩바스켓V-1A'와 '신영마라톤A' 등도 70% 이상의 수익률을 거뒀다. 2003년 1월부터 은행 정기예금(한국은행 고시 기준)에 투자했다면 50%를 소폭 웃도는 수익률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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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안에 머물러라

전문가들은 장기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세계적인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는 성공 투자를 위해 "시장 안에 머물러라"고 했다. 투자자들이 저지르기 쉬운 최악의 실수가 다가올 조정을 피하기 위해 주식이나 펀드를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계속 현금을 보유하거나 곧 있을 조정을 기다리면서 주식 투자를 자제하는 것 역시 실수라고 지적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꾸준한 투자의 중요성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에 따르면 2001년 7월부터 2009년 6월까지 96개월(8년)간 꾸준히 투자했으면 133.6%의 수익률을 얻는다. 하지만 가장 수익률이 좋았던 한 달간 증시를 떠나 있었다면 수익률은 95.1%로 떨어진다. 수익률이 높았던 상위 7개월만 투자하지 않으면 수익률은 -4.6%로 급락한다. 수익률이 높았던 달을 놓치면 전체 성과가 뚝 떨어진다는걸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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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투자에도 전략 필요

적립식 투자는 매월 일정액을 투자해 시장 흐름을 예측할 필요가 없다. 주가가 빠지면 주식을 더 사모을 수 있어 평균 매수단가를 낮추는 '코스트 애버리징'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적립 금액을 일정하게 유지한 채 투자 기간이 길어지면 적립식 효과가 떨어진다. 예컨대 컵에 잉크를 한방울 떨어뜨리는 것과 양동이 물에 잉크를 떨어뜨리는 것은 농도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이미 납입한 금액이 너무 커지면 목표수익률을 정해 일정 부분 환매하고 이를 일정 기간 쪼개 넣어 '코스트 애버리징'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