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카지노식 금융시장 올인·제조업 방치…'월가 시위' 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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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47주년 한경특별기획 <1부> - 성장 멈추면 위기 온다
(1) 양극화 주범은 '성장 실패'
일자리가 없다
7년새 320만개 격감…생산직·사무직 경시풍조
고급 두뇌 월가로 몰려
좌절감에 거리로…
"명문대 나와도 취직 못해…열심히 살았는데 빚더미
경제 망친 월가는 돈잔치
(1) 양극화 주범은 '성장 실패'
일자리가 없다
7년새 320만개 격감…생산직·사무직 경시풍조
고급 두뇌 월가로 몰려
좌절감에 거리로…
"명문대 나와도 취직 못해…열심히 살았는데 빚더미
경제 망친 월가는 돈잔치
◆일자리가 없다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워싱턴스퀘어 공원.수천명의 군중과 함께 "월스트리트를 점령하자(Occupy Wall Street)"는 구호를 외치던 26세의 밥 레이즈는 "잘못한 것 없이 열심히 살았는데 변변한 직장도 없이 빚더미에 앉은 상황이 지긋지긋해 월가 점령 시위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평범한 사람들은 힘들게 사는데 경제를 망친 월스트리트 사람들은 여전히 수십만달러를 보너스로 받아 가는 건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게 아니냐"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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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에 의존했던 경제성장
'재능과 열정만 있으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아메리칸 드림이 저성장의 늪에 빠져 악몽으로 변해가고 있다. 지난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연율(전 분기 대비 증가율을 연간상승률로 환산해 계산한 수치) 기준으로 1.3%.1분기의 0.4%에 비해서는 다소 높아졌지만 9.1%에 달하는 실업률을 낮추기에는 턱없이 낮은 성장률이다.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한 2008년부터 2009년 3분기까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던 미국은 정부의 경기부양으로 2009년 4분기부터 3~4%대로 성장률을 반짝 끌어올렸다. 하지만 올해 들어 성장률은 다시 곤두박질쳤다. 경제의 펀더멘털이 훼손된 상태에서 정부의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은 말라붙은 사막에 물을 붓는 것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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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직 · 사무직 경시한 성장의 실패
굴즈비 위원장의 발언은 어느 업종보다 고용 창출 효과가 큰 제조업을 경시해온 지난 10년간의 정책 실패와 무관치 않다. 2000년부터 2007년까지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는 320만개 줄었다. 기업들이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 등 해외로 아웃소싱을 늘리고 투자를 집중하면서다.
미국의 산업구조가 금융업 중심으로 변하면서 생산직과 사무직 일자리가 급감했지만 미국은 실직자들을 재교육하고 첨단인력으로 키우는 데 게을렀다. 최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20만개의 일자리가 기업이 원하는 인력과 구직자들이 보유한 기술 사이의 '미스매치' 때문에 채워지지 않고 있다. 전체 실업 인구의 약 25%가 이 같은 고용 미스매치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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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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