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10년 안에 63빌딩 유리창 전체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반짝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10일 세계 최초로 유리기판 위에 단결정 수준의 '질화갈륨'(GaN) LED를 구현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향후 대형 사이즈의 LED 조명과 디스플레이용 컬러표시 소자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라고 삼성전자 측은 설명했다.

1969년 사파이어 기판 위에 GaN의 개념이 최초로 마련된 뒤, 90년대 초반 1세대 LED 기술로 상용화됐고, 이즈음 실리콘 기판 위의 GaN 관련 연구가 시도됐다. 최근 실리콘 기판 위 GaN LED 상용화가 일부 시작돼 2세대로 접어들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비정질 유리기판 위에 GaN LED의 가능성 최초로 검증하면서 3세대 LED 기술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지금까지 단결정 GaN LED는 사파이어와 같은 단결정 기판 위에 결정체의 층을 성장시키는 에피택셜(Epitaxial)성장법으로만 구현 가능하다는 것이 과학계와 업계의 상식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업계 상식을 넘어 GaN와 결정 특성·구조가 유사한 티타늄 박막을 유리기판 위에 도입함으로써 비정질 유리기판에 결정성을 부여했다.

이렇게 유리기판 상에 GaN을 성장시켜 GaN LED를 구현한 삼성전자는 5mm×5mm 영역에서 안정적인 EL(Electro Luminescence) 특성을 확인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기술은 빠르면 10년 안에 상용화 돼 기존보다 10배 이상 큰 디스플레이를 더 싼 가격에 생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 인터넷판(10일자)에 게재됐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