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이굽이 남한강 70리길 '주말 하이킹' 떠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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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양평 남한강 자전거길 8일 개통
중앙선 폐철도·철교 활용…한강 통해 인천까지 이어져
화장실·식수대 없어 아쉬워…'4대강 길' 11월 말 전면 개통
중앙선 폐철도·철교 활용…한강 통해 인천까지 이어져
화장실·식수대 없어 아쉬워…'4대강 길' 11월 말 전면 개통
5일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 북한강 철교.강 옆으로 폭 4.5m 규모의 곧은길이 시야를 사로잡는다. 옛 중앙선 기찻길에 판자를 깔아 만든 자전거길은 멀리 팔당댐까지 이어져 있다. 다리 곳곳에는 길이와 폭 1m 크기의 강화유리로 바닥을 깔아 다리 위에서 한강물이 흘러가는 것까지 볼 수 있다.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환경친화적인 수변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남한강 자전거길은 남양주부터 양평까지 남한강을 따라 27㎞ 이어져 있다. 올 2월부터 10월까지 239억원의 총공사비가 들어간 자전거길은 서울과 연결돼 인천까지 자전거로 여행할 수 있다. 오는 8일 완공되는 자전거길은 옛 철로를 따라 조성된 덕분에 고갯길도 거의 없어 누구라도 편안하게 자전거를 몰 수 있다. 군데군데 23곳의 쉼터에는 의자가 있어 쉬어갈 수 있다. 중간중간에는 철로를 그대로 복원해 이곳이 이전에 철길이었음을 느끼게 해준다.
무엇보다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강줄기를 따라 탁 트인 시야.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로 달리다 보면 온갖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느낌이다. 골짜기로 이어진 길에는 곳곳에 왕벚나무 터널과 야생화 군락을 조성해 운치를 더했다. 가로등을 설치해 밤에도 사이클링을 즐길 수 있게 했다. 570m 길이의 기곡터널 등 9개의 터널에는 벽면 밑부분과 윗부분의 2개 조명을 설치해 사람이 진입하면 40m 간격으로 불이 들어오게 했다.
4개의 교량 등 위험구간에는 가드레일이 설치돼 안전성을 강화했다. 터널과 교량 등 22곳에 폐쇄회로TV(CCTV)를 설치해 밤에도 안전하게 자전거를 즐길 수 있다. 이다운 씨(남양주시 봉안마을)는 "차로로 다닐 때에는 위험했는데 전용도로가 있으니 밤에도 즐겁게 자전거를 탈 수 있다"며 반겼다.
옛 중앙선의 간이역인 능내역은 원래 모습대로 복원돼 추억을 간직한 사진과 동영상 등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자전거스테이션에는 공기주입기 등을 비치해 간단한 정비도 가능하다.
4.5m폭의 자전거길은 세 등분해 두 방향으로 자전거가 교행하도록 했고 강쪽으로는 보도를 조성해 사람들이 걷도록 했다. 팔당역 등 곳곳에 주차장이 설치돼 있고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 도보로 산책하는 사람들을 위한 진입로도 여럿 있지만 진입로 주변에 주차설비가 없다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능내역을 제외하고는 자전거길에 화장실이나 식수대가 없는 것도 불편한 부분이다.
남한강 자전거길은 인천에서 출발해 소백산맥을 넘어 낙동강을 따라 부산으로 이어지는 702㎞ 국토종주 자전거길의 일부다. 국토종주 자전거길 중 한강과 금강 영산강을 잇는 자전거길이 10월 중 뚫리고 다음달 말에는 낙동강과 인천 아라뱃길 자전거길도 개통된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다산 정약용 묘소 등 남한강길과 새재길 인근 명소를 소개하는 자전거 지도를 제작해 배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남양주=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