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노벨상 수상자가 발표 직전 사망하는 전례없는 일이 일어나 노벨위원회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노벨위원회는 수상자가 발표 사흘 전에 사망한 사실조차 파악하지 않은 채 수상 명단을 공개했다.

노벨상 심사위원회의 괴란 한손 위원장은 3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자인 랠프 스타인먼(68)이 최근 췌장암으로 숨진 것으로 확인된 것과 관련, “지금 (사망) 사실을 알았다” 면서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슈타인먼이 수상의 기쁨을 누리지 못한다는 사실을 애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 수상자를 선정하지 않기로 했으며 수상 규정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벨상은 수상자가 발표된 날로부터 수상식이 열리는 날까지 숨지는 경우에만 추서하는 것이 관례였다. 지난 1996년 경제학상 수상자인 윌리엄 비커리가 발표 며칠 뒤 숨져 추서된 적이 있다. 하지만 스타인먼과 같이 수상 명단 발표 며칠 전에 별세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캐나다 출신의 스타인먼은 면역체계 활성화에 획기적인 연구업적을 이룬 공로를 인정받아 브루스 A. 보이틀러(53·미국), 쥘레스 A.호프만(70·룩셈부르크)과 함께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이날 선정됐다. 공동수상자인 보이틀러와 호프만도 이날까지 스타인먼의 사망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