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패션이 50년 역사의 이탈리아 명품 패션 브랜드 인수에 나섰다. 현대차그룹도 1936년에 설립된 이탈리아 최대 자동차 딜러인 퀘리커그룹에 대한 인수 작업을 최근 마무리하는 등 국내 기업들의 유럽 기업 인수 · 합병(M&A) 작업이 활발해지고 있다.

3일 M&A업계에 따르면 LG패션은 최근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인 A사의 대주주 일가 및 지분 일부를 갖고 있는 사모투자펀드(PEF) 등과 지분 인수에 대한 큰 틀의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1960년대에 세워진 A사는 방수 소재로 만든 트렌치코트,레인코트,재킷으로 유럽 미국 일본 등에서 잘 알려진 명품 브랜드다. 전 세계에 670여개 매장을 두고 있다.

2008년 퀘리커그룹의 현대차 판매부문을 인수한 현대차그룹은 올해 기아차 판매부문에 대한 M&A를 진행,최근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퀘리커그룹은 현대 · 기아차를 이탈리아에서 독점 판매하던 딜러다.

현대차그룹은 유통망을 직접 관리하기 위해 2005년 퀘리커그룹의 현대차 판매부문에 대한 M&A를 시도,3년 만에 마무리지었다. 하지만 당시 기아차 판매부문은 인수하지 못했다.

다른 유럽 지역에서도 한국 업체들의 '기업 쇼핑'이 시작됐다. 지난 7월 프랑스 향수 브랜드 '아닉구탈'을 인수한 아모레퍼시픽은 또 다른 매물 찾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은 지난주 영국 등 유럽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아모레퍼시픽은 인수자금 4000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 기업들이 한국 업체에 인수 의사를 타진해오는 사례도 있다. M&A업계 관계자는 "불가리아에서 100년 역사를 가진 발효유 업체들이 매물로 나와 현지 중개업체가 CJ,대상 등 국내 식음료 업체들에 인수 의향을 타진했다"고 전했다.

민유성 티스톤 회장은 "조만간 금융,에너지,인프라 등 각 분야에서 유럽의 매물이 쏟아질 것"이라며 "국내 PEF들도 유럽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동휘/오상헌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