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버스 · 지하철 요금을 내년 상반기까지 200원 인상키로 30일 전격 발표했다. 경기도 역시 이날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결정했다.

서울시는 "물가 상승과 환승 할인 등으로 버스와 지하철 운영기관의 적자가 누적돼 오는 11월 대중교통 요금을 100원 올리고,내년 상반기에 100원을 추가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교통카드 요금 기준으로 900원인 지하철과 간선 · 지선버스의 기본요금은 11월엔 1000원,내년 상반기 1100원으로 단계적으로 인상된다. 서울의 대중교통 요금 인상은 2007년 4월 이후 4년6개월 만이다.

서울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와 5~8호선을 운영하는 도시철도공사의 지난해 운영 적자는 총 4786억원으로 2007년에 비해 24% 늘어났다. 올해 버스회사 적자 규모도 2007년 대비 86% 증가한 3069억원에 달한다. 서울시는 "요금이 동결된 지난 4년간 소비자물가지수가 17.2% 상승한 것을 비롯해 버스의 주 연료인 압축천연가스(CNG) · 경유 가격이 37%,전기 요금이 16% 오르는 등 물가 상승이 적자 누적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도 이날 열린 소비자정책심의위원회에서 시내버스 요금을 최대 300원 인상키로 결정했다. 일반버스의 경우 서울시처럼 900원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단계적으로 200원 인상할 계획이다. 좌석과 직행좌석(광역버스)은 11월 중 일괄적으로 300원씩 오른다. 인천시도 지난 15일 시내버스 요금을 200원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수도권의 대중교통 요금이 일제히 인상되면서 물가 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앞서 지난 8월 정부가 전기요금을 평균 4.9% 올리기로 한 데 이어 대중교통 요금이 인상됨에 따라 소비자 물가가 상승 압박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경민/정태웅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