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하루에 100포인트 넘게 빠진 뒤 반등 시엔 80포인트 넘게 오르니 대응도 제대로 못하고 바라보고만 있습니다"

최근 개인투자자 A씨의 속타는 심정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와 더블딥(재정위기) 관련 이벤트 따라 장이 휘둘리면서 변동성이 큰 증시 흐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인 변동성지수(VKOSPI)는 이번주 들어 꾸준히 4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28일 증권업계에선 다음달에도 유로존 이벤트들을 거치며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겠지만 11월엔 코스피지수가 강한 흐름을 보일 수 있을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이 잇따라 나와 눈길을 끌었다.

유럽 재정위기 문제가 추가적으로 악화되지 않으면서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의 힘이 다시 한번 발휘될 것이란 관측이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로존 리스크가 현재 수준에서 통제된다면 그동안 공포 뒤에 숨겨져 있던 긍정적인 요인들이 증시 상승요인으로 작동할 것"이라며 "11∼12월 증시 성과가 좋을 전망인데 다음달 이벤트를 거친 후에 풍부해진 세계 유동성이 다시 위험자산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다음달 인플레이션 파이터인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임기가 종료된 가운데 같은달 말 발표 예정인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증시 반전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9∼10월 유럽 금융과 미국 실물이 파국으로 치닫지 않을 것이란 확인을 거친 후 11월부터는 증시가 상승추세 복귀를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소비·생산·고용·펀드 자금흐름의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고 있고, 중국의 경우 7∼8월 전력난 해소와 사회보장 주택 착공에 속도를 내고 있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다만 10월엔 각국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 표결 등 문제 해결을 위해 시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다소간의 부침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다음달 유로존에선 3일 시작하는 유로존 재무장관회담 등 5번의 회의가 예정돼 있고 이탈리아, 포르투갈·스페인·그리스 등 국가의 국채만기가 돌아온다.

유럽 재정위기가 파국으로 치닫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선다면 증시의 저가 매력이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 팀장은 "그리스에서 시작한 재정위기가 유로존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유럽이 소화 시스템을 가동하기 시작했고, 방화벽을 설치하고 나면 그리스 처리 해법은 더 이상 증시에 악재가 되지 않는다"며 "확신이 선다면 증시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인 1650선 이하로 하락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오 팀장은 "연말까지의 코스피지수 시나리오는 1650∼2200"이라며 "최근 주가가 하단을 위협하고 있지만, 유럽 재정위기의 진행 경로와 실물 대비 과도하게 악화된 심리를 감안하면 연말까지의 기간 동안 증시는 기준 시나리오의 범위에서 움직일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