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황금빛 들녘,울긋불긋 물드는 산과 느릿느릿 흐르는 냇물.산들바람에 들꽃이 피어나고 맑은 햇살에 과일이 익어가는 가을은 넉넉하고 여유롭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펼쳐지는 대자연의 향연을 더욱 아름답고 신나게 하는 것이 축제다. 어딜 가나 잔치판에는 먹거리와 즐길거리,볼거리가 넘쳐난다. 잔치판이 너무 많아 어디로 가야 할지가 고민이다. 우선 먹거리 여행을 떠나보자.

입맛 돋우는 한우축제

수많은 한우 브랜드 가운데 대표 선수를 꼽으라면 역시 강원도 횡성한우다. 유명 음식점에서조차 타 지역 한우를 횡성한우라고 속여 팔 정도다. 다음달 5~9일 횡성군 횡성읍 섬강 둔치에서 열리는 제7회 횡성한우축제에 가면 그런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횡성군과 횡성축협이 보증하는 진짜 횡성한우만 축제장에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횡성축협은 횡성에서 나고 자란 소만 횡성한우로 인정한다.

이번 축제에서는 횡성한우 판매,한우 테마목장,달구지로드쇼,한우나라 체험마을,추억의 시골장터,거리 퍼포먼스,무료 시식,가족요리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횡성한우를 평소 횡성축협 한우프라자에서 사먹는 것보다 20%가량 싸게 즐길 수 있다. 횡성한우축제위원회 (033)342-1731~2

전국 최초로 먹거리 지역특구로 지정된 울산시 울주군 봉계에서는 다음달 3일까지 한우불고기축제(052-254-2448)가 열려 '봉계 혈통한우'를 20~30% 싸게 판다. 부산 기장군에서는 오는 30일부터 4일간 제6회 철마한우불고기 축제(051-722-1697)를 열고 시중가보다 20%가량 철마한우를 싸게 팔면서 시식행사와 다양한 체험행사도 마련한다.

전남 담양에서는 내나무를 소재로 한 제3회 대숲맑은 담양한우축제(061-380-2732)가 10월 1~2일 열리고,경북 문경 도자기전시관 앞 광장에서는 21~22일 제2회 문경한우축제(054-550-6284)가 개최된다.

가을 진미 송이를 만나는 축제

가을은 송이의 계절.다음달 1~3일 경북 울진군 근남면 울진엑스포공원에서 열리는 제9회 금강송 송이축제는 평소 비싼 값 때문에 구경조차 하기 힘들었던 자연산 송이버섯을 즐길 수 있는 기회다. 금강산에서 시작해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을 따라 자라는 금강송의 기운을 머금은 송이를 만날 수 있다.

축제 기간 하루 두 차례(오전 10시,오후 2시) 금강송 숲에서 자라는 송이를 직접 보고 채취할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1만원)과 금강송 생태숲 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하루 네 차례 송이 무료시식 코너도 연다. 또 6차례에 걸쳐 송이를 싸게 살 수 있는 경매도 진행한다. 송이판매장터도 연다. 울진군청 산림녹지과(054)789-6828,울진군산림조합 (054)782-2249

오는 30일부터 나흘간 경북 봉화읍 체육공원에서 열리는 제15회 봉화송이축제( 054-679-6311~6)와 강원도 양양남대천 둔치에서 29일부터 닷새간 열리는 양양송이축제( 033-670-2114)도 싱싱하고 향긋한 송이를 만날 수 있는 자리다. 이들 축제에서는 송이와 찰떡 궁합인 한우도 함께 즐길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봉화송이축제에서는 한약재를 먹여 키운 봉화한약우 홍보관과 판매장을 운영해 봉화한약우를 약 20% 싸게 판다. 셀프요리식당을 별도로 마련해 판매 및 시식회 등도 진행한다. 양양송이축제에서도 강원영동지역 한우브랜드인 한우령 홍보관을 마련해 할인판매 및 시식행사를 펼칠 예정이다.

또 하나의 가을 진객,전어

여름내 바다의 풍부한 영양분을 먹고 살이 올라 구울 때 고소한 냄새가 온 동네를 들썩이게 하는 생선.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전어다. 올해 전어는 예년보다 이른 지난달 초부터 술꾼들의 안주감으로 올라왔지만 역시 제맛은 가을이라야 볼 수 있다. 여름 전어는 뼈가 연해 횟감으로 좋은 데 비해 가을 전어는 기름기가 많아 고소하다.

전남 광양시 진월면 선소리 무접섬광장에서 오는 30일부터 사흘 동안 열리는 광양전어축제(061-797-4266)는 올해로 12회째.전국 전어축제의 원조다. 축하공연과 어선 퍼레이드,감성콘서트,길놀이,전어잡이 시연,맨손 전어 잡기 · 전어 썰기대회,망덕산 트레킹 등의 행사를 다채롭게 마련한다. 전어구이 10마리와 소주 한 병을 1만2000원에 즐길 수 있다.

전남 장흥(061-863-7071)과 보성(061-850-8390)에서도 전어축제가 같은 기간에 열린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