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개입 없자 場 막판 5분간 10원 급등…환율 1200원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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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운 짙어지는 금융시장 - 무섭게 치솟는 환율
정부 왜 개입 안 했나…장·단기 효과 적고 '실탄 낭비' 우려도 제기
어디까지 오를까…일단 1200원이 방어선, 악재 지속 땐 돌파할 수도
정부 왜 개입 안 했나…장·단기 효과 적고 '실탄 낭비' 우려도 제기
어디까지 오를까…일단 1200원이 방어선, 악재 지속 땐 돌파할 수도
장 초반에는 정부의 시장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컸다. 전 주말보다 9원 높은 1175원으로 출발한 환율은 곧바로 1169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그러나 악재가 더 많았다. 유럽 재정위기로 유로화가 달러화 대비 약세를 보이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달러 강세 심리가 퍼졌다. 지난 주말 폐막한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가 미국과 유럽 경기에 대한 구체적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끝난 점도 실망감을 키웠다.
지난주 35억달러 넘게 풀어 환율을 1166원까지 끌어내린 정부가 이날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환율은 장 마감 5분간 1185원80전에서 1195원80전으로 수직상승했다.
◆정부 왜 개입 안했나
과거 시장 개입이 번번이 실패했던 학습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정부는 그동안 환율이 요동칠 때마다 시장 개입에 나섰지만 효과는 오래 가지 못했다. 2008년 7월이 대표적이다. 당시 정부는 점심시간에만 40억달러 이상 쏟아부으며 환율을 1000원대 초반에서 900원대로 끌어내렸다. 그러나 그해 9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환율은 1600원 근처까지 치솟았다.
'실탄 낭비'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 8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3120억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시장 개입으로 외환보유액이 3000억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심리적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
◆1200원 돌파 저지할까
환율이 1200원 선 근처까지 치솟으면서 정부와 시장의 '환율 전쟁'이 다시 벌어질지 관심이다. 현재 시장에선 '달러를 사자'는 심리가 워낙 강하다. 정부의 시장 개입을 제외하면 현실적으로 이 같은 쏠림 현상을 차단하기 어렵다.
시장에서는 일단 정부가 1200원을 '환율 방어선'으로 유지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한 외환딜러는 "정부가 지난 주말 단호한 행동을 보였던 만큼 당분간 1200원 돌파를 쉽게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대외 악재가 지속되면 정부가 1200원 사수를 고집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그동안 시장 개입의 목적을 '속도 조절용'이라고 밝혀왔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