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 불안과 선진국 경기의 더블딥(이중침체) 우려에 국내 주식시장이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통신업종은 4세대(4G) 통신 기술인 LTE(롱텀 에볼루션)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경기 방어주적 성격이 부각되면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26일 오후 1시 34분 현재 통신업종지수는 전날보다 3.65% 오른 260.46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가 1% 이상 급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선방이다. 통신업종지수는 코스피 지수가 5.73% 급락한 지난 23일에도 0.31% 올랐다.

종목별로는 업종 대표주인 SK텔레콤이 5% 이상 급등하고 있고 LG유플러스KT가 1~3%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지난 7월부터 모뎀 타입의 LTE 서비스를 개시했지만 이날 삼성전자가 슈퍼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LTE 스마트폰 '갤럭시S2 LTE'와 '갤럭시S2 HD LTE' 2종을 공개하면서 LTE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이는 LTE 서비스의 보급이 통신사의 매출 증가 효과를 이끌기 때문이다. LTE 요금제는 기존 스마트폰 요금제 대비 다소 높게 설계돼 월평균 인당 매출액(ARPU)의 상승이 기대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LTE가 성장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높은 마케팅 비용 등이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강지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무선 통신 시장은 향후 LTE로의 점진적인 전환이 이루어질 전망"이라며 "LTE 서비스의 높은 ARPU 수준은 성장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모멘텀을 제공하지만 섹터 매력도를 유의미하게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매출 대비 높은 마케팅 비용 구조 개선과 망중립성 이슈 해결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네트워크 소유자에게 콘텐츠 제공사를 차별하는 권한을 부여 가능한가'라는 망중립성 이슈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통신사는 세대 전환에 따른 혜택을 나눌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LTE 전용 단말 출시 시점이 애플의 아이폰5 출시와 중첩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쟁 과열과 이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 역시 해소되지 않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이달 말 전용 요금제를 출시할 계획이나 방송통신위원회의 승인이 지연되고 있다. 방통위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비롯한 전반적인 요금제 구조에 대해 검토 중인데 LTE 요금제가 통신비 인하 효과를 희석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LTE 효과 보다 경기 방어적인 성격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강 애널리스트는 "거시 경제 리스크가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있어 거시 경제 변수에 둔감한 실적, 예측 가능성이 높은 수익성 및 배당 등 방어주 메리트에 기반한 투자 전략은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시가배당률의 경우 KT 7.4%, SK텔레콤 6.4%(중간배당 포함), LG유플러스 4.9%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 수익률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