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1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9,9원(2.60%) 상승한 1179.8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9월 2일 1180.5원(종가 기준) 이후 1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며, 연중 최고치이다.

환율은 추석 연휴 이전인 지난 9일부터 6거래일 동안 무려 102.5원이나 뛰었다. 미국 달러화의 아시아 통화 대비 강세가 이어지면서 원화도 강한 상승 압력을 받았다.

변지영 우리선물 외환연구원은 "급등 부담이 굉장히 큰 상태인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환율 급등세를 진정시켜줄 만한 재료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여전히 위쪽으로 열려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보다 23.1원 급등한 1173원에 출발한 환율은 이내 1179.5원까지 더 올랐다가 외환 당국의 개입 경계감과 수출업체의 네고물량(달러 매도)에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역외 매수세가 쏟아지면서 다시 1180원선을 위협, 오후에는 1180.1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후 환율은 1180원을 테스트를 이어간 채 장을 끝냈다. 이날 서울 환시에서는 1180원을 놓고 외환 당국이 꾸준하게 개입성 달러 매도를 실시, 거래 상단을 제한했다는 게 시장참가자들의 추정이다.

변 연구원은 "시장의 달러 매수 심리가 굉장히 강한 분위기인데다가 매수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확신도 큰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실수요 측면에서 투신사의 역헤지와 증권매도 관련 역송금 수요 등까지 더해지면서 환율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최근의 환율 급등세에 따라 채권 자금의 손절 수요가 몰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변 연구원은 "환율이 1200원선까지 오르면 다시 한번 채권 손절 물량이 나오면서 환율이 추가적으로 급등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3.73포인트(2.90%) 하락한 1800.55를 기록했으며, 외국인 투자자는 300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오후 3시 13분 현재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1.3545달러에, 엔·달러 환율은 76.74엔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