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연세대학교 응원단 ‘아카라카’가 호남 지역을 비하하는 현수막을 걸었다가 철거하는 촌극을 벌였다.고려대와의 정기 고연전을 일주일도 안 남기고 축제에 찬 물을 끼얹었다는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아카라카는 지난 17일 2시께 서울 마포구 연세대 정문 앞에 “오오미 슨상님,시방 고대라 하셨소?”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오오미’는 전라도 사투리 중 감탄사의 하나인 ‘오메’를 희화화한 표현이다.‘슨상님’은 전라도 사람들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부를 때 쓰던 호칭이다.두 단어 모두 인터넷 상에서 전라도 지역을 비하할 때 쓰인다.현수막이 걸리자마자 연세대 재학생·졸업생을 중심으로 아카라카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아카라카 홈페이지(www.akaraka.org)와 연세대학교 학생 커뮤니티 등에는 “불쾌하다.지성인이면 지성인답게 행동하자”“어떻게 이런 현수막을 승인했느냐”“제 정신인지 의심스럽다”는 비판글로 뒤덮였다.아카라카는 결국 이날 오후 4시께 현수막을 철거한 뒤 같은 날 오후 10시께 응원단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특정 지역이나 인물을 비하하려 했던 게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정기 고연전은 오는 19일 전야제 성격의 ‘반값등록금 고연전’을 시작으로 23~24일 열린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