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이버 범죄 피해자가 4억3100만명에 이르며 금전적 피해는 122조원(1140억달러)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시만텍이 14일 발표한 '2011 노턴 사이버 범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사이버 범죄로 인한 전 세계 피해자 수는 성인 기준 4억31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초마다 14명, 매일 100만명 이상이 사이버 범죄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금전적 피해는 1140억달러(한화 약 122조원)에 이르며 시간적 손실까지 금액으로 환산해 더하면 3880억달러(한화 약 417조원)에 육박한다는 게 시만텍의 설명이다. 이는 전 세계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마리화나, 코카인, 헤로인 규모를 합친 2880억달러보다 훨씬 크다.

특히 인터넷을 이용하는 성인 가운데 10%가 모바일 사이버 범죄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나 모바일 보안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사이버 범죄 피해자 가운데서도 18~31세 남성 5명 중 4명(80%)이 사이버 범죄를 경험하는 등 이 연령층의 피해 확률이 가장 높았다.

특히 모바일 기기를 겨냥한 보안 위협뿐만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확산, 취약한 보안 현황이 사이버 범죄의 피해자가 증가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이 연령층에 속하는 가장 흔한 사이버 범죄 유형은 컴퓨터 바이러스와 말웨어(54%)였으며 온라인 사기(11%), 피싱 메시지(10%)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응답자의 74%가 '항상 사이버 범죄를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41%는 온라인상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최신 보안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지 않았다고 답해 사이버 범죄에 대한 인식과 실제 행동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용카드 사용 시 정기적으로 비밀번호 변경하는 등 비밀번호 관리를 하지 않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도 61%나 됐다.

아담 팔머(Adam Palmer) 노턴 사이버 보안팀 수석 고문은 "사이버 범죄 위협을 바라보는 시각에 심각한 괴리가 존재한다"며 "지난해 사이버 범죄로 피해를 본 성인이 일반 범죄 피해자보다 3배나 더 많았지만, 향후 1년 동안 일반 범죄보다 사이버 범죄로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3분의 1도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는 호주, 브라질, 캐나다, 중국, 프랑스, 독일, 인도, 일본 등 전 세계 주요 24개국 1만963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뷰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