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코리아가 팔고 있는 골프 TDI(사진)에서 잦은 시동 꺼짐 현상이 발생,운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커뮤니티에도 비슷한 피해 사례가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황모씨(여 · 36)는 지난 4월 구입한 '폭스바겐 골프 TDI 2.0'(가격 3600만원)을 운전하다 오르막길에서 엔진이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했다. 황씨는 "갑자기 계기판 불이 모두 꺼졌다가 1분 후 정상화된 뒤 액셀러레이터를 밟았으나 작동하지 않았다"며 "차가 뒤로 미끄러져 뒷차와 충돌할 뻔했다"고 전했다. 이어 "브레이크마저 말을 듣지 않아 사이드 브레이크를 걸자 발전기장애발생 경고등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서울 대치동에 거주하는 김모씨(남 · 40)도 지난해 5월 구입한 같은 차종이 고속도로에서 고속 주행 때 시동이 꺼지는 증상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구입한 지 10일째 되는 날에도 시동이 걸리지 않아 수리를 받았는데 다시 사고가 발생해 불안하다"며 "폭스바겐 소유자 카페에도 이 같은 현상이 5~6건 올라와 있다"고 전했다.

폭스바겐 측은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사고 차량을 정비한 폭스바겐의 엔지니어는 "가속과 제동 불량,브레이크 점검 결과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rpm을 높여주는 보정 작업 후 차량을 돌려보냈다"며 "해당 차종에 대해 국토해양부와 차량 테스트를 거쳤지만 구조적 결함이 없는 것으로 판명돼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골프 TDI 2.0은 17.9㎞/ℓ의 1등급 연비와 3000만원대의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 동안 284대가 팔려 BMW 520d,메르세데스벤츠 E300,BMW 528에 이어 수입차 판매량 4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인기에 비해 소비자 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수입차 중 폭스바겐의 판매 수 대비 불만접수 건수는 아우디,포드,재규어에 이어 네 번째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