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법원, 삼성 이의신청 기각…"갤럭시탭 10.1 판매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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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즉각 항고"…애플 대응전략 전면 재검토
글로벌 특허전쟁, 개별기업서 플랫폼 싸움으로
글로벌 특허전쟁, 개별기업서 플랫폼 싸움으로
삼성전자의 태블릿PC 갤럭시탭 10.1의 독일 내 판매 · 마케팅 금지가 확정됐다. 독일 뒤셀도르프 지방법원은 갤럭시탭 10.1의 판매 · 마케팅 금지 가처분 결정에 대한 삼성전자의 이의 신청을 기각한다고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갤럭시탭 10.1은 지난달 15일 이 법원이 애플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임에 따라 이미 독일에서 판매 · 마케팅이 중단된 상태다. 애플은 소송을 제기하면서 갤럭시탭 10.1이 아이패드2의 디자인을 베꼈다고 주장했으며,뒤셀도르프 법원은 이를 인정해 이 제품에 대한 유럽 전역에서의 판매 · 마케팅 금지를 결정했다가 이후 효력 범위를 독일 내로 제한한 바 있다.
뒤셀도르프 법원이 이번에 애플 측 손을 들어줌에 따라 향후 상급심에서 이번 결정이 뒤집어지지 않을 경우 갤럭시탭 10.1의 독일 판매는 원천적으로 차단됐다.
삼성은 관할 고등법원에 즉각 항고하기로 했다. 이번 소송이 하급심의 가처분 결정에 불과하지만 현재 전 세계 9개국에서 펼치고 있는 애플과의 대규모 소송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감안,총력 대응을 하기로 했다. 항고하는 즉시 가처분 소송은 본안 소송으로 전환돼 또 한차례의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삼성은 또 애플이 앞으로 추가적으로 특허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해외 특허기술 매입이나 관련 기업 인수를 추진하는 등 기존 특허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로열티도 필요없다"
독일 법원의 이번 결정 내용에 관계없이 삼성은 최근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의 특허분쟁들을 지켜보며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예전처럼 단순 로열티 수입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IT산업의 패권을 거머쥐기 위해 상대방에 궤멸적 타격을 입히겠다는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구글 진영의 HTC가 애플을 상대로 특허소송을 제기하고 그동안 잠잠하던 마이크로소프트(MS)가 구글 진영의 모토로라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특허 분쟁이 제조사들의 영역에서 스마트 시대의 패권을 노리는 플랫폼 사업자들의 전장터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일 대만 휴대폰 업체 HTC는 애플이 자신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미국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제소했다. HTC는 이 소송을 위해 이달 초 구글로부터 9건의 특허를 매입했다. HTC는 지난해 미국에서 불과 5건의 특허를 획득했을 정도로 고유 기술이 없어 특허 전쟁의 대표적인 약자로 꼽혔다. 하지만 구글의 특허를 빌리는 방식으로 반격에 나섰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게임의 규칙이 바뀌고 있다"며 "구글이 안드로이드 OS를 채택한 업체들을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선 첫 사례"라고 분석했다.
이와 별개로 지난달 말 MS는 모토로라가 개발한 스마트폰들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는 혐의로 미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했다. 표면상 모토로라를 겨냥한 것이었지만 사실상 구글과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겨냥했다는 게 분명하다.
◆경쟁사에 궤멸적 타격이 목표
전문가들은 지금의 특허 전쟁이 과거와 사뭇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고 지적한다. 강정수 연세대 커뮤니케이션 연구소 연구원은 "웬만한 주요 기업들이 모두 연관돼 있는 데다 합의 대신 상대방의 완전한 패배를 노릴 정도로 '독하게' 소송에 임하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기존 특허 분쟁은 특정 산업 분야에만 국한돼 있었고 보통 두 기업이 소송전을 벌이다가 중간에 합의하는 형태로 마무리됐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촉발된 IT산업의 변화가 이번 특허 전쟁의 원인으로 꼽힌다. 애플 구글 MS는 이전까지만 해도 특허권을 놓고 으르렁거리는 사이가 아니었다. 컴퓨터(애플) 인터넷(구글) 소프트웨어(MS) 등으로 핵심 분야가 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앞세워 스마트폰 사업에 진출했고,구글도 애플에 대항하고 싶어하는 휴대폰 업체에 스마트폰용 OS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MS도 새롭게 윈도7 OS를 내놓고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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