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길 애인ㆍ벌초 대행 '추석 알바'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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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사이드 - 아하! 그렇군요
GPS로 조상 묘 위치 찍어 전송…차례상 음식 대신 구입해주기도
GPS로 조상 묘 위치 찍어 전송…차례상 음식 대신 구입해주기도
"25~35세 여성분을 찾아요. 며칠 동안 부모님 앞에서 결혼을 약속한 사이인 척만 해주시면 됩니다. 연락주세요. "
추석 귀향을 앞둔 노총각 · 노처녀의 가장 큰 고민은 '결혼은 언제 할 거냐'는 부모님의 푸념을 듣는 일이다. 명절마다 같은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자식으로서는 답답하고 죄스러운 마음뿐이다. 그래서일까. 최근 추석을 앞두고 각종 아르바이트,역할대행 사이트엔 추석 동안 애인 대행 아르바이트 해줄 사람을 구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고수익이라 인기도 높다.
지난 추석 때 이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최모씨(27 · 여성)는 "스킨십 등 불편해질 수 있는 문제는 서로 미리 정해놓고 '작전'을 짠다"며 "하루 10만~20만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알바보다 짭짤한 편"이라고 털어놨다.
최근 나온 '추석 이색 알바'들은 이같이 요즘 세태를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바쁜 직장인들이 추석 때 '벌초 대행 알바'를 구하는 게 대표적이다. 벌초를 하러 고향에 가기 어려운 경우 지역주민이나 대학생들에게 벌초를 대신 부탁하는 식이다. 최근 스마트폰 사용이 늘면서 방식도 독특해졌다. 의뢰인이 GPS를 통해 묘의 위치를 문자로 알려주면 지도 내 찍힌 해당 묘를 벌초한 후 사진을 찍어 의뢰인의 휴대폰으로 보내주는 식이다. '벌초 완료'를 확인한 의뢰인은 약속한 금액을 통장으로 보내준다. 일당도 대개 5만~10만원으로 높은 편이라 지역 아르바이트생 사이에서는 '인기 알바'다.
차례상을 차린 경험이 적은 새내기 주부들은 '차례상 음식 구입 대행' 알바를 쓰기도 한다. 과일 등 차례상에 올라갈 음식을 대신 장봐주거나 '차례상 매뉴얼'을 모르는 경우 차례상을 대신 차려주는 것이다. 이 같은 알바가 인기를 끌자 이런 인력들을 모아 만든 전문 차례상 대행 업체도 늘었다. 음식 종류와 상 크기 등을 설정해 주문하면 완성된 차례상을 집으로 보내주는 식이다.
한 아르바이트 포털 관계자는 "과거 '추석 알바'라 하면 추석 대목을 앞둔 떡집,성형외과,택배,포장업체 등이 단기로 일할 사람을 쓰는 게 대부분이었다"며 "최근에는 젊은이들의 문화와 시대상을 반영하는 '이색 알바' 직종과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정소람 기자 soramyang@hankyung.com
추석 귀향을 앞둔 노총각 · 노처녀의 가장 큰 고민은 '결혼은 언제 할 거냐'는 부모님의 푸념을 듣는 일이다. 명절마다 같은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자식으로서는 답답하고 죄스러운 마음뿐이다. 그래서일까. 최근 추석을 앞두고 각종 아르바이트,역할대행 사이트엔 추석 동안 애인 대행 아르바이트 해줄 사람을 구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고수익이라 인기도 높다.
지난 추석 때 이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최모씨(27 · 여성)는 "스킨십 등 불편해질 수 있는 문제는 서로 미리 정해놓고 '작전'을 짠다"며 "하루 10만~20만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알바보다 짭짤한 편"이라고 털어놨다.
최근 나온 '추석 이색 알바'들은 이같이 요즘 세태를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바쁜 직장인들이 추석 때 '벌초 대행 알바'를 구하는 게 대표적이다. 벌초를 하러 고향에 가기 어려운 경우 지역주민이나 대학생들에게 벌초를 대신 부탁하는 식이다. 최근 스마트폰 사용이 늘면서 방식도 독특해졌다. 의뢰인이 GPS를 통해 묘의 위치를 문자로 알려주면 지도 내 찍힌 해당 묘를 벌초한 후 사진을 찍어 의뢰인의 휴대폰으로 보내주는 식이다. '벌초 완료'를 확인한 의뢰인은 약속한 금액을 통장으로 보내준다. 일당도 대개 5만~10만원으로 높은 편이라 지역 아르바이트생 사이에서는 '인기 알바'다.
차례상을 차린 경험이 적은 새내기 주부들은 '차례상 음식 구입 대행' 알바를 쓰기도 한다. 과일 등 차례상에 올라갈 음식을 대신 장봐주거나 '차례상 매뉴얼'을 모르는 경우 차례상을 대신 차려주는 것이다. 이 같은 알바가 인기를 끌자 이런 인력들을 모아 만든 전문 차례상 대행 업체도 늘었다. 음식 종류와 상 크기 등을 설정해 주문하면 완성된 차례상을 집으로 보내주는 식이다.
한 아르바이트 포털 관계자는 "과거 '추석 알바'라 하면 추석 대목을 앞둔 떡집,성형외과,택배,포장업체 등이 단기로 일할 사람을 쓰는 게 대부분이었다"며 "최근에는 젊은이들의 문화와 시대상을 반영하는 '이색 알바' 직종과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정소람 기자 soram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