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에서 인터넷·게임업종이 대안주로서 주목을 받는 가운데 국내 운용사들은 추석 이후 하반기에는 개별 모멘텀(성장 동력)까지 추가돼 투자 매력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중소형주에 대한 차익실현성 매물로 업종 내 변동성은 커졌지만, 타 업종 대비 상대적인 매력도는 여전히 높다는 분석이다.

한국경제신문 온라인미디어인 <한경닷컴>이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 11곳(동부, 삼성, 신영, 에셋플러스, 우리, 키움, 하나UBS, 한국투자신탁, 현대, GS, KB자산운용)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인터넷·게임업종의 투자매력도는 합산점수 21점을 기록해 자동차(22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뒤를 이어서는 건설업종(18점)이 투자 매력이 높은 업종으로 주목을 받았다.

설문에 참여한 운용사 중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현대자산운용 동부자산운용 등이 인터넷·게임업종의 경기 방어적인 성격을 가장 큰 투자 매력 포인트로 꼽았다.

이들 운용사들은 "인터넷·게임업종의 경우 경기와 무관하게 구조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며 "경기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는 상황에서 타시장 대비 (경기방어적인) 매력도 증대로 상대적인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하반기) 제한적 등락장세에서 실적 호전주 등을 중심으로한 개별 종목장세 전개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증시 전문가들 역시 인터넷·게임업종이 대안주로서 시장의 관심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차익실현에 따라 종목별 변동성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경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인터넷·게임업종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대외 변수가 불확실하다는 인식에서 내수주를, 경기방어주를 쫓다보니 매기가 집중된 것"이라며 "추석 연휴 이후에는 업종 내 대표 종목에 집중하는 게 보다 안정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엔씨소프트네오위즈게임즈를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았다.

그러나 시점을 가늠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일부 중소형주들에 대한 '설(說)'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8월 말 이후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성 매물들이 나오면서 변동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허영주 한국투자증권 스몰캡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소외를 받았던 종목이 경기방어적인 대안주로 주목을 받는 가운데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까지 겹쳤던 부분이 있다"며 "(연휴 이후) 급등세에 따른 단기 부담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업종 내 중소형주는 연휴 이후 변동성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뚜렷한 실적확인 없이 테마적인 성격이나 확인되지 않은 인수·합병(M&A)설에 기대 주가가 올랐던 종목들보다 상대적으로 선조정을 받은 대형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실적과 모멘텀이 적절하게 맞물리는 개별 종목에 주목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계절적 영향을 받는 인터넷·게임업종의 특성상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실적개선을 기대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넥슨, 피망, 한게임, 넷마블, 플레이엔씨 등 주요 5개 게임포털에 접속한 순방문자는 전월 대비 1.5% 감소했다. 방학 동안 늘어났던 방문자수가 줄어든 반면 방문자의 총체류시간은 전월 대비 5.1% 증가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성인 이용자가 급감한 엔씨소프트는 순방문자와 총체류시간이 전월대비 각각 8.8%, 21.4% 감소했다.

대장주인 엔씨소프트는 서비스 중인 게임들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굵직굵직한 신작들이 상용화 수순을 밟고 있다.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 블레이드앤소울의 2차 비공개시범서비스(CBT)를 마쳤다. 일반적으로 신작 게임들은 1, 2차 CBT 이후 공개시범서비스(OBT)를 진행하고 2~3주 내에 상용화에 돌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관련주들 역시 긍정적이라는 게 허 연구원의 전망이다. 그는 "중저가 스마트폰의 판매 확산과 연내 애플 앱스토어의 카테고리 추가 가능성이 긍정적인 재료"라면서 "게임빌컴투스 등 모바일 게임업체들은 하반기 해외 시장을 겨냥한 신작 라인업 역시 선보일 예정이라 실적 개선세가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허 연구원은 "연초 대비 76%가량 상승한 게임빌의 경우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 요인은 있으나 중장기 성장 기대감 역시 크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 주가가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20.6배 수준이라 가격 부담 요인은 있다"면서도 "해외 시장 공략 가속화 및 국내 게임 카테고리 신설 가능성에 따른 실적 개선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