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安風' 타고 1위 급부상
'안철수 바람'을 타고 박원순 변호사(사진)가 단숨에 여야 서울시장 후보 1위 자리에 올라섰다. 지지율 50% 후보가 5%짜리에게 양보한 단일화 효과를 예의주시하던 여야 모두 예상을 뛰어넘는 '안풍(安風)'의 위력에 놀란 모습이다.

8일 발표된 주요 여론조사에서 박 변호사는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한명숙 전 총리 등과 양자,3자 대결에서 모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리서치가 단일화 직후인 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 변호사는 나 최고위원과의 양자 대결에서 51.1% 대 32.5%로 크게 앞섰다. 같은날 코리아리서치 여론조사에서도 양자 대결 시 박 변호사가 49.8%로 33.5%인 나 최고위원을 여유있게 따돌렸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단일화 파괴력이 만만치 않음을 입증한 것이다. 한 전 총리는 나 최고위원과의 양자 대결에서 약 6%포인트 차로 앞섰다.

지난 3일 갤럽조사에서 박 변호사가 28.9%의 지지율로 41.2%인 나 최고위원에게 크게 뒤졌던 점을 감안하면 안 원장 지지층의 70%가량이 고스란히 옮겨갔다는 분석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한 전 총리가 민주당 후보로 나서는 다자 구도에서도 박 변호사가 각각 33.2%(코리아리서치),19.2%(미디어리서치)의 지지율로 1위에 올라선 대목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컨벤션 후광 효과를 일정 부분 예견했지만 이 정도까지 단숨에 반등할지는 몰랐다"며 "최종 단일화라는 또 한 차례의 이벤트가 성공적인 경선으로 마무리될 경우 지지율이 보다 견조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변호사의 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 민주당은 존재감을 상실했다. 어차피 범야권 후보로 박 변호사가 유력해졌기 때문이다. 범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결국 박 변호사와 한 전 총리 간 양자 대결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 한 전 총리는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13일께 출마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